사설
대전지역 대표 국립대인 충남대와 한밭대의 통합에 탄력이 붙었다. 두 대학이 글로컬대학 본지정 실행계획서 제출과 관련해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통합 찬반투표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하게 나온 것이다. 국립한국교통대학교와 충북대학교는 지난달 28일 통합에 합의했다. 두 대학은 오는 2027년 3월1일 통합대학 출범을 목표로 대학통합실무단을 구성하는 등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대학들이 통합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밭대는 지난 9~11일 ‘글로컬 대학30 사업 대학통합 추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학내 구성원들의 76.95%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교수 찬성 90.73%, 직원·조교 찬성 74.24%, 학생 찬성 76.36%로 나타났다. 한밭대는 충남대와 통합을 전제로 올해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예비 지정됐다. 앞서 충남대가 학내 구성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는 찬성 66.75%, 반대 33.25%를 보였다. 교수 찬성 66.58%, 직원·조교 찬성86.54%로 나타났다. 반면 학생들은 찬성 17.07%, 반대82.93%로 반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두 대학은 글로컬 대학 30 본지정 심사에 필요한 최종 실행계획서에 투표 결과 등을 담아 이달 26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되면 5년간 국비 1000억원이 지원된다. 지방대학들이 글로컬 대학 지정에 진력하는 이유다. 두 대학 모두 통합 찬성 여론이 높게 나왔지만 실제 통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실행계획서 제출까지 10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대학이 세부조항에 의견일치를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구성원 사이에 가장 예민한 부분은 교명이다. 충남대는 ‘통합대학의 교명은 충남대로 하고 강제적 학과 통폐합 및 캠퍼스 재배치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한밭대는 양교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교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흡수통합에 대한 경계심이 읽힌다. 유사 중복학과 통폐합, 캠퍼스 재배치, 구성원 고용유지 등 합의사항이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