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총파업 첫날, 진료일정 조율로 혼란 최소화
의료 대란 없었지만 일부 환자 입구서 발길 돌리기도
“정부·의료계, 목적 달성 위해 환자 이용 말아주길”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대전 중구의 한 동네 병원에서도 휴진 안내문을 걸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대전 중구의 한 동네 병원에서도 휴진 안내문을 걸었다. 사진=함성곤 기자.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충남대학교병원이 최근 의료 상황으로 인해 외래진료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걸고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사진=함성곤 기자.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충남대학교병원이 최근 의료 상황으로 인해 외래진료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걸고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사진=함성곤 기자.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예고한 집단 휴진 당일인 18일, 지역 대학 병원은 큰 차질 없이 환자들의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진료를 위해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상황이 악화하진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18일 충남대학교병원에 항암 주사를 맞기 위해 방문한 송모(73) 씨는 얼마 전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원정 진료를 택했다.

송 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휴진으로 인해 진료가 어렵다는 공지를 받아 다른 병원을 알아보던 중 이곳(충남대병원)을 택했다”며 “다행히 여기서는 진료를 받을 수 있어 기다리고 있지만 혹여 이 병원 교수님도 휴진에 동참할까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척추치료를 위해 충남대병원 정형외과에 방문한 70대 환자 A씨도 “안 그래도 오늘 진료도 힘겹게 예약했다. 신규 접수 전화는 받지도 않는 것 같았다”며 “국민 대다수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고 있는데 이렇게 멋대로 파업하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충남대병원은 감염내과를 비롯한 신경과와 비뇨기과,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등 4개 과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13명이 휴가를 가면서 진료를 모두 중단했다.

다만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이를 미리 통지하고 진료와 수술 일정 등을 조율했기 때문에 휴진으로 인한 큰 혼란은 없었다.

동네 병·의원 또한 집단 휴진 참여율이 높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우려했던 의료 대란이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휴진 병원인 줄 모르고 방문했다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목격할 수 있었다.

한편 한 환자는 의사 단체와 정부 모두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환자의 생명을 이리저리 인질로 잡고 있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투석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50대 환자 박모 씨는 “정부나 의료계나 본인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건 똑같아 보인다”며 “그렇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서 환자들을 이용하는 행위는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사람 목숨을 갖고 뭐 하는 건가”라고 호소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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