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박병석·5선 정진석·정우택 등 국회 떠나 충청권 정치력 결집 우려
4선·3선 오른 지역 중진 의원들 정치력 발휘 필요… 현안 해결 나서야

22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걸린 축하 현수막이 보인다.21대 국회가 야당의 입법 강행, 거부권 행사로 마무리된 데 이어 22대에서는 이러한 대치 국면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2024.5.30 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걸린 축하 현수막이 보인다.21대 국회가 야당의 입법 강행, 거부권 행사로 마무리된 데 이어 22대에서는 이러한 대치 국면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2024.5.30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한 가운데 최다선급 의원들이 모두 2선으로 후퇴한 충청 정치권에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의장을 역임한 6선의 박병석 의원과 부의장을 역임한 5선의 정진석·정우택 의원 등 지역은 물론 중앙 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이 컸던 중진의원들이 불출마와 낙천, 낙선 등으로 모두 국회를 떠났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서, 또 정치 원로로서 이들의 역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입법 활동을 통한 지역 현안 해결과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새로운 구심점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 공동 현안인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 중부내륙특별법 등 향후 지역 정치력을 끌어모아 완수해야할 현안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과거 충청권은 9선 국회의원과 두 번의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대통령 빼곤 다해본 정치인’으로 불리던 ‘JP’, 김종필 전 총리가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했다.

헌정 사상 가장 성공한 제3지대 정당이었던 자민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후 JP 만큼의 강력한 구심점은 아니었지만 이회창 총재와 이완구 전 총리 등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이후에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박병석 전 국회의장, 정진석·정우택 국회부의장 등이 구심점의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22대 국회에선 충청권 28명의 국회의원의 정치력을 하나로 결집시킬 구심점이 없다는 평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국회에서 4선과 3선 고지에 오른 지역 중진의원들의 역할론에 힘이 실린다.

일단 4선의 박범계(대전 서구을), 이종배(충북 충주),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충청권 민주당 최다선 의원인 박 의원은 7석 전석을 싹쓸이 한 대전은 물론 충청권 민주당 의원 전체를 하나로 모아 지역 현안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요구된다.

계파색은 옅지만 ‘친노’로 출발해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충분한 경험을 쌓은 만큼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 내에서 충청권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민의힘에선 당 정책위의장과 예결위원장을 역임한 이 의원과 정보위원장을 지낸 박 의원이 정부와 여당과 소통하며 지역 현안 해결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회의 꽃’ 3선의원들의 역할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당 요직인 사무총장을 맡으며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민주당에서는 조승래(대전 유성갑), 강훈식(충남 아산을), 어기구(충남 당진) 등 3선 고지에 오른 의원들 모두 유력한 상임위원장 후보군으로 꼽히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들 역시 계파색은 옅지만 재선시절 주요 상임위 간사를 맡는 등 당내에서 원활한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지역을 넘어 중앙 정치 무대에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계자는 "영남과 호남 중심 정치 구도에서 충청권의 구심점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4선과 3선 등 중진의원 비율을 보면 그렇게 적지는 않다"면서 "국회의장단급 다선은 아니지만 4선과 3선 의원들이 중심을 잡고 지역의 정치력을 결집시킨다면 현안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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