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흠 충남도지사
사상 최대 국비 확보·민간 투자 등 유치
수도권 외 최대 규모 첨단 국가산단 지정
경찰병원 분원 유치 등 속도 있게 해결
탄소중립,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
道 발전소 몰려 있어… 탈석탄 서둘러야
발전소 이전되면 지역 경제 피해 불가피
전력공급 책임진 충남, 국가 지원 필요
저탄소 사업 등 탄소중립경제 추진 예정
농업 구조 바꿔 ‘돈 되는 농업’ 만들 것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취임 후 1년간 정말 바쁘게 일했다고 자평했다.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목표로 도정의 체질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충남 발전에 필요한 것을 찾아 완수하라고 도 공무원들에게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 자신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부처 장관들을 직접 만나 현안사업 해결을 요청했다. 그 결과 충남은 올해 사상 첫 국비 9조원 시대를 열었고, 전국 최대 규모의 신규 국가산단 지정, 삼성디스플레이 등 64개사 10조 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냈다는 것이 김 지사의 설명이다. ‘정말 일 열심히 한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첫 해에 기반을 다졌으니 이제부턴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취임 1년을 맞은 김 지사를 만나 소회를 들었다. <편집자주>
-취임 1년 소회는.
"세월유수’(歲月流水)가 실감될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취임 후 충남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 과제를 설정하고 도 공직자를 역동적이고 파워풀하게 체질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여름 수해와 올해 봄 홍성 산불 등 대형 재난을 맞닥뜨리고 이겨내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대통령과 직접 독대해 요청했고,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충남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도 총리와 부처 장관들을 직접 만나며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힘쎈 충남’답게 다른 광역 시·도와의 샅바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으로 도정에 임하고 있다. 민선 8기 2년차부터는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다."
-그동안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
"사상 최대 국비 확보와 함께 첨단산업 및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비 9조원 시대를 열었다. 내년에는 10조원 시대다. 또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최대 규모의 첨단 국가산업단지를 천안과 홍성에 유치했고,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와 4조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1년간 64개 기업으로부터 10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특히 충남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자는 목표를 두고 있다. 전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지난해 10월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 에너지 전환과 산업구조 개편하는 등 국가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경기도와 아산만권을 개발하는 베이밸리 메가시티도 추진하고 있다. 내포신도시 종합병원 조기 개원, 국립경찰병원 분원 유치, 논산 국방미래기술연구센터 2030년 신설 등 지역 숙원사업도 속도감 있게 해결해 왔다."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은 전국 최대 규모다.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 인공지능 등 미래 신산업이 들어서는 곳은 충남뿐이며, 면적도 199만평(천안 127만평, 홍성 72만평)으로 이번에 선정된 산단 중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넓다. 우선 천안은 2027년부터 착공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적인 대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산업시설 용지를 70% 이상 배치한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배후 산업도시와 신도시 규모의 주거단지도 조성할 것이다. 홍성 내포 미래신산업 국가산단은 행정절차만 마무리하면 즉시 착공이 가능한 만큼 임기 내 착공이 목표다. 이곳에는 수소실증센터와 AI분야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할 예정이다. 생산유발 6조 8000억원, 고용 유발 2만 3000여명의 효과도 예상돼 내포의 자족기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도내 석탄화력발전소가 절반 폐쇄될 예정이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29기가 몰려 있는 충남은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서둘러야 한다. 그런데 2034년까지 도내 화력발전소 중 14기가 다른 지역에 대체 건설될 예정이다. 일자리와 세수 감소 등 지역 경제에 직격탄이 떨어질 것이다. 총 27조원의 경제적 피해와 일자리 8000여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피해를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 극복하는 것은 어렵다. 그동안 대한민국 전력공급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고 미세먼지와 송전선로, 송전탑으로 도민이 신체·정신적 피해를 입은 충남에 국가 차원의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
-발전소 폐쇄로 지역 경제가 받을 피해는 어떻게 해결하나.
-독일의 경우 석탄지역구조강화법 제정으로 2038년까지 석탄폐지 4개 지역에 전환기금 53조원 등을 지원하고 있고, 한국도 폐광지역 특별법으로 강원 정선에 강원랜드 등 2조 3000억원이 지원됐다. 충남도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최소 10조원 수준의 기금 조성과 대체산업 육성, 탄소중립진흥원 설립 등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관련 부처 장관 등을 직접 만나 특별법 제정을 여러 차례 건의했고, 현재 장동혁 의원이 대표발의해 국회에 특별법 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황이다. 9개 지역, 35명의 여야 의원들도 법 제정에 동참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법안이 본회의에 성장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도 실·국·원장에게 장관의 역할을 주문해왔다. 공직사회에 변화가 느껴지는가.
"아직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각 실·국에서 목표와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나,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 부처를 찾아가 설득하는 과정 등 접근 방식과 태도, 열정이 달라졌다고 본다. 늘 공직자들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받는 신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역할인 공공서비스에 있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먼 훗날 뒤돌아봤을 때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공직자가 되자고 일반 공무원부터 간부까지 모두에게 말하고 있다."
-15개 시·군을 순회하며 바닥민심을 듣고 있는데.
"정말 일 열심히 한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 충남의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는 설계를 그린 도지사로 평가되고 싶다. 이 때문에 매년 15개 시·군을 모두 돌며 도정에 대한 평가 전반을 듣고 있다. 그동안 ‘힘쎈 충남’을 만들겠다고 도민에 약속했는데, 다행히 진짜 변화가 느껴진다고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업무 추진이나 사업 시행에 있어 힘 있고 속도감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올해 주요 과제는.
"탄소중립경제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산업으로의 개편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수소 등 관련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다. 또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도 제정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농업의 구조와 시스템도 바꿔 미래 산업 중 하나로서 ‘돈 되는 농업’으로 발전시키겠다. 농업인연금제를 도입하고 임대형 스마트팜 300만평을 조성해 청년농업인 3000명을 임기 내 육성하겠다. ‘발로 뛰는 세일즈’ 외자유치도 계속 추진할 것이다. 오는 10월 유럽 150개 첨단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설명회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 예정이다. 끝으로 대백제전과 금산 세계인삼축제를 철저히 준비하겠다. 대백제전은 최대 170만명의 관광객이 예상된다. 이번 계기를 통해 백제문화와 고려인삼의 주산지인 금산을 국민과 세계인에 제대로 알릴 것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