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기부금이 수도권 소재 대학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국 사립대 192곳의 기부금 수입 4088억30천200만원 중 서울 소재 사립대의 기부금 수입이 2406억4000만원(58.9%)을 차지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펴낸 ‘사립대학 재정 통계 연보’에서다. 기부금 수입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사립대로 넓히면 2865억5000만원으로 전체 기부금의 70%에 달한다. 수도권에 사립대가 많은 것도 아니다. 수도권 사립대는 100곳, 비수도권 사립대는 92곳으로 대학 수는 비슷하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전,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등 5개 광역시 소재 사립대 기부금은 597억2600만원으로 전체 기부금의 14.6%에 불과한 실정이다. 세종, 충남·북, 강원, 경남·북, 전남·북, 제주 등 지방 사립대의 기부금은 625억5500만원으로 15.3%에 머물렀다. 서울 사립대 1개교당 기부금 수입은 42억9700만원이나 된다. 지방대 1개교당 기부금 9억9300만원의 4배가 훨씬 넘는다. 기부금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언제까지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만 하나.
대학 기부금은 대학이 동문이나 기업, 독지가 등으로부터 얼마나 지원받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대학의 주 수입원은 등록금과 국고지원, 기부금으로 크게 나뉜다. 등록금과 국고지원은 정해져있어 기부금에 따라 재정형편이 달라진다. 기부금 수입이 많으면 그만큼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기부금 수입이 적은 대학은 등록금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대학마다 기부금 유치에 열을 올리지만 실적은 여의치 않다.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기부금 부익부 빈익빈이 더 고착화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뜩이나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대들이 기부금마저 차별을 받아선 곤란하다. 지방대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지방대 기부금에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무엇보다 대학 기부금 문화 확산이 긴요하다. 지방대의 발전이 곧 지역발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기부금 쏠림 현상도 줄어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