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쌀의 추락 10
5일 쌀값 20㎏당 4만 7145원
지난달 25일보다 16.7% 상승
최대 4만7500원 전망하기도
17곳 시·도지사 쌀 기부 릴레이
충남, 첫 주자로…수요 확대 중요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농민의 속을 썩이던 쌀값이 1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쌀값 상승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작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쌀값을 위해서는 쌀 수요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계청의 산지쌀값조사를 보면 지난 5일 기준 쌀값(정곡 20㎏)은 4만 7145원으로 직전 조사인 지난달 25일(4만 393원)보다 16.7% 상승했다. 쌀값 상승은 지난해 9월 25일 5만 3816원에서 같은해 10월 5일 5만 6803원으로 오른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쌀값이 아직 1년 전보다 약 9600원 적기는 하지만, 추이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바뀌며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쌀값 상승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관측 10월호’ 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확기(10~12월) 쌀값을 최대 4만 7500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확기(5만 3535원)보다는 적지만, 올해 단경기(7~9월. 4만 2549원)보다는 오른 금액이다.
농촌경제연은 쌀값 안정세의 요인으로 정부의 수확기 쌀 90만t(공공비축 45만t + 시장격리 45만t) 추가 매입을 꼽고 있다.
또 올해 전국 벼 재배면적이 약 727ha로 지난해(732ha) 대비 5ha 감소했고, 농가에서 벼 생육이 지난해보다 부진하다고 말하는 점도 쌀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경제연 관계자는 "이번 매입은 역대 수확기 최대 물량으로 산지 재고의 과잉 부담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 정책과 작황의 영향으로 쌀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자체 차원에서도 안정적 쌀값 유지를 위한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충남도는 17일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이하 쌀나눔본부)’에 쌀 4t을 기부하며 ‘사랑의 쌀 도전 릴레이 행사’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사랑의 쌀 도전 릴레이는 전국 17곳 시·도지사를 대상으로 한 쌀 기부 행사로, 선 기부자 다음 기부자를 지명하는 방식이다. 쌀나눔본부는 이날 기증받은 쌀의 50%는 충남지역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나머지 50%는 전국 단위 지원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기부는 쌀 소비 촉진의 일환으로 시장 내 쌀 수요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선구 쌀나눔본부 이사장은 "단체장의 참여가 선한 영향력을 끼쳐 민간의 쌀 기부 동참을 이끌어낸다면 쌀 수요 유지와 소외계층의 식량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쌀 수요 유지에서 나아가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 정부의 매입 효과가 언젠가 꺼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남기포 농협대 협동조합경영과 교수는 "시장에서 격리했다고 쌀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 아침급식 정책 등 처분 대상을 확보해야 격리량이 시장에 풀렸을 때의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중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