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감각J] 홍창화 한화이글스 응원단장
믿음의 창화信 20년간 응원석 올라
간절함·절실함으로 암흑기 버텨내
소다팝 춘 날 연패 끊고 5연승 기록
한화 우승 땐 으능정이서 다시 출 것

정유정 충청투데이 편집국 부국장과 홍창화 한화 이글스 응원단장이 2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kjh2667_@cctoday.co.kr
정유정 충청투데이 편집국 부국장과 홍창화 한화 이글스 응원단장이 2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kjh2667_@cctoday.co.kr

[충청투데이 정유정 기자] “믿을 신(信)의 창화신, 한화 팬들과 끝까지 달립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28일, 인터뷰를 위해 경기장으로 향하면서도 이 정도 비라면 사람이 없겠다 싶었다.

걱정과는 달리 경기장 밖에 모여든 한화 팬들은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없이 우산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장에 모여든 팬들의 표정에선 이미 가을야구를 향한 열기와 기대감이 가득했다.

경기 시작 전 만난 홍창화 응원단장 역시 ‘창화신’답게 정신없이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안타 외치면 안타가 터지고, 홈런 외치면 홈런이 나온다” 요즘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팬들이 이런 말들을 실감한다.

올가을 1위 경쟁을 이어가는 한화이글스의 중심에는 선수들만 있는 게 아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이끄는 ‘창화신’ 홍창화 응원단장이 있다.

홍 단장은 한국체육대 응원단 출신으로, 2006년 오디션을 거쳐 한화 응원단장이 됐다.

팬들은 그를 ‘창화신’이라 부른다.

홍 단장은 “성(姓)이 ‘신’인 줄 아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제 이름은 홍창화”라며 “성에 믿을 신(信) 자를 붙인 것은 믿음의 야구를 상징하고, 팬들과 선수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응원단장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20년 가까이 한화이글스 응원석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건 간절함과 절실함 덕분이다. 한화 팬이라면 잊지 못할 긴 암흑기에도 그는 끝까지 응원석을 지켰다.

홍 단장은 “1회에 8점, 9점을 내주고도 끝까지 응원했다. 그런 어려운 때가 있었기에 지금 더 단단해졌고, 팬들과 함께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그렇기에 지금 그의 응원은 단순한 소리치기가 아니라 팬들의 분위기를 읽고, 그날의 공기를 맞추는 작업에 가깝다.

그는 “선수들은 워낙 철저히 준비하지만 팬들의 분위기는 응원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관중석이 조금 가라앉아 있다 싶으면 제가 더 크게,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의 에너지가 선수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그의 역할이기도 하다.

지난여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소다팝 공연’은 ‘승리의 응원곡’이 되기도 했다.

홍 단장은 “그 공연을 한 날 그토록 바라던 연패가 끊어졌고, 그 뒤로 5연승을 이어갔다”며 “홈에서 못 한 날은 졌지만, 그래도 이건 그냥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19년 차를 맞은 홍 단장은 내년이면 20년째 응원단상에 선다.

그는 “아직 우승을 못 봤다. 그래서 최소 두 번은 우승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생각”이라고 웃음 지었다.

우승 공약에 관한 질문에 그는 잠시 고민하다,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무대에서 소다팝 공연을 똑같이 재현하겠다. 의상도 가발도 그대로 쓰고 팬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가을야구를 앞둔 지금, 그의 응원은 단순히 소리의 리드가 아니다. 직접 만난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고 강한 확신이 있었다. 2025년, 한화의 ‘창화신’ 응원단장이 우승 공약을 수행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정유정 기자 yjeong022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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