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 주민과 호암지 걷기대회 성료…1천여 명 참여 ‘화합의 장’
체육회 외에도 각종 이웃활동·아너 소사이어티 4억원 부부 기부도
[충청투데이 김의상 기자] “결혼 35년 동안은 오롯이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받은 사랑을 지역에 돌려주고 싶습니다.”
충주시 문화동 체육회 김은희 회장은 환한 미소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올해 충주시 문화동 체육회가 주민 모두가 함께하는 첫 번째 대규모 행사를 열며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직능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던 체육행사는 올해 ‘제1회 문화동 주민과 호암지 걷기대회’로 변모해 1천 명이 넘는 주민이 참여했다.
호암지를 함께 걸으며 가을 정취를 나눈 주민들은 체육회를 신뢰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김 회장은 “많은 주민이 함께해줘서 큰 감동이었다”며 “앞으로도 이웃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활동은 체육회에 국한되지 않는다. 새마을부녀회, 향기누리, 자유총연맹, 적십자 문화봉사 등 다양한 단체에 몸담으며 주민 곁으로 다가가고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일이 그의 일상이 됐다.
이런 진심 어린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든든한 언니, 믿을 수 있는 이웃’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특히 그는 충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1억 원의 기부를 모두 이행하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은 “단순히 약정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기부를 모두 완료해야 확인증이 발급된다”며 “나눔은 곧 약속이자 책임이라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의 삶이 처음부터 여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남편과 함께 약 22년 가까이 명산건재를 운영해온 김 회장은 거래처 부도와 외상 문제로 큰 위기를 맞은 적도 있다.
“어음이 돌아오고, 3개월마다 막막한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지요.” 당시를 떠올린 그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그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특히 주위에서 내밀어 준 따뜻한 손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경험은 그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김 회장은 “가장 힘들었던 시절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며 “그 은혜를 돌려주는 마음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어려움을 기회로 바꾼 이 경험은 그가 봉사와 기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후 김 회장은 체육회와 봉사 단체에서 묵묵히 활동하며 주민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체육대회, 걷기 행사, 각종 봉사활동 등 크고 작은 자리마다 그는 앞장섰고,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함께했다.
그는 “지역의 행사는 특정 단체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주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며 "서로 얼굴을 알고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김 회장의 진심 덕분에 문화동이 점점 더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의 활동은 주민들의 참여와 자긍심을 이끌어내며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김 회장의 가정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했다. 아들은 기업에 근무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딸은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남편 박해수 충주시의원은 3선 의원으로 제9대 충주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내며 시민과 공직자를 위해 열정적이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김 회장은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남편 또한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가족과 지역, 두 축을 지켜온 시간이 김 회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고 제 삶도 마찬가지로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와 함께 엮어왔다"며 "앞으로도 받은 사랑을 더 넓은 이웃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회장은 여전히 바쁘게 지역 곳곳을 누비며 이웃과 함께한다. 호암지 걷기대회의 성공처럼 그의 진심은 주민들을 움직였고, 나눔의 씨앗은 이미 지역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아울러 그가 앞으로 그려갈 행보는 충주시민들에게 따뜻한 울림과 실질적인 변화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의상 기자 udrd88@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