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야 대표 회동서 李대통령 제안으로 성사
소통 창구 필요성 공감… 핵심 현안 이견 여전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여야 당 대표와 첫 회동을 가지면서 평행선을 걷고 있는 여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 대표 취임 이후 ‘내란세력과는 악수하지 않겠다’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면서 여야 대화를 위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이날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여야 대표는 ‘내란 사과’와 ‘특검 연장 거부권 행사’ 등 그동안의 입장만을 재확인해 협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김병기 원내대표와 김용태 비대위원장 오찬 회동 이후 78일 만이다.
양 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구성한 이후로는 첫 회동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합을 강조하면서 야당과 국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야당은 하나의 정치집단이지만 국민의 '상당한 일부'를 대표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의견을 듣고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도 공평하게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현재의 여야 대립을 풀어나가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가 앞서 "정치를 복원하는 데 대통령이 중심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장 대표 말씀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그냥 듣기 좋아지라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야 당 대표는 이날 전격적인 악수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며 내란세력 척결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 종식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국민의힘의 사과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다만 정 대표는 "국정은 개혁과 민생 두 수레바퀴로 조화롭게 굴러가야 한다"며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대안도 제시하고 좋은 토론도 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검 연장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했다.
장 대표는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지금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과감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는 특검이 더 많이 보였고, 국회도 야당은 없고 민주당 한 당만 보였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또 "민생과 경제를 위해 대통령께서 정부와 여당, 야당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 주고 그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