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PTSD·우울증↑
충청권 4개 시·도 39곳에 상담사 18명 뿐
올해 상담사 늘었어도 1관서 1상담원 안돼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업무 후유증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소방관이 점점 늘고 있지만, 이들의 마음을 보살필 심리상담사는 관서당 1명이 안 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
1일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익산을)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에 배정된 소방청의 ‘찾아가는 상담실’ 상담사는 모두 18명이다.
관내 소방관서가 39곳인 점을 감안하면 상담사 1명이 2개 이상의 관서를 담당해야 하는 셈이다.
시·도별로 보면 △대전 6개 관서에 3명 △세종 3개 관서에 1명 △충남 17개 관서에 8명 △충북 13개 관서에 6명 등으로 모두 관서보다 상담사가 적은 실정이다.
찾아가는 상담실은 전문 심리상담사가 전국 각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등 소방기관을 직접 방문해 소방공무원에게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소방청의 프로그램이다.
개인 또는 집단상담, 심층상담, 긴급 심리위기 개입 등 다양한 형태의 상담을 제공해 화재 등 각종 재난과 시신을 마주하는 소방관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정신 문제로 호소하는 소방관이 많아지며 찾아가는 상담실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소방청의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 결과 PTSD 응답이 2020년 2666건(전체 응답자 대비 5.1%)에서 지난해 4375건(7.2%)으로 증가했다.
또 같은기간 우울 응답 소방관도 3.9%(2028명)에서 6.5%(3937명), 자살위험은 4.4%(2301명)에서 5.2%(3141명)로 모두 많아졌다.
그러면서 찾아가는 상담실의 전국 상담 실적도 매년 늘어 지난해 7만 9453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4만 8026건) 대비 65.4% 증가한 규모다.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최근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운데, 이들의 생명을 지킬 상담인력 증원이 요구된다.
찾아가는 상담실의 상담사는 2020년 76명에서 올해 128명으로 많아지긴 했지만, 102명이었던 지난해 한 사람당 약 779건의 상담을 도맡았어야 했을 정도로 인력난이 여전하다.
한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마음 건강은 재난 대응력과 국민 안전을 좌우하는 국가적 과제이고 국가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방치’"라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빠른 시일 내에 1소방관서당 1상담사 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