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충청권 사고 234건… 3분기 피해 집중
사망자도 속출… 최근 충청권서 13명 숨져
소방관계자 “밝은 옷 착용·벌초 전 확인 必”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1. 충남 부여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지난 6일 오전 자택 인근에서 예초 작업을 하던 중 벌에 쏘였다. 하루 전 충북 옥천의 야산에서 등산을 하던 50대 B씨도 벌의 쏘임에 당했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어지럼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던 이들은 출동한 구조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3배 급증할 정도로 올 여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더울수록 왕성해지는 벌로 인한 쏘임 피해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바깥활동에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일어난 벌 쏘임 사고는 지난 13일 기준 모두 234건이다.
충남이 106건, 충북이 94건 등 도 단위에서 대부분의 벌 쏘임 사고가 발생했고, 대전과 세종은 각각 19건, 15건으로 집계됐다.
말벌은 기온이 오를수록 활동성이 강해지고 개체군도 급증한다는 점에서 벌 쏘임 사고는 7월 하순, 8월에 접어들며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더위가 지속되고 추석에 앞서 벌초 작업을 많이 하는 9월도 예기치 못한 벌의 공격으로부터 안심하기엔 이른 시기다.
실제 최근 3년(2022~2024년)간 대전·세종·충남에서 발생한 벌 쏘임 사고(2161건)의 대부분인 76.9(1661건)%가 3분기에 집중됐다.
벌에 쏘이면 통증, 어지러움, 복통 등의 증상을 겪는데 극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로 쇼크, 내지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지난해 8월 충남 보령에서 벌초 중 벌에 쏘인 50대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고, 끝내 숨진 바 있다.
이를 포함해 2022~2024년 충청권의 벌 쏘임 사망자는 충남 9명, 충북 2명, 대전·세종 각 1명 등 13명에 이른다.
올해 22일 경북 영천에선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한 소방펌프차가 후진하던 중 10m 아래 낭떠러지로 추락하며 차 안에 있던 소방관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지구온난화 등 영향으로 폭염이 강해지고 장기화되면서 충청권의 벌 쏘임 사고도 많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4개 시·도에서 1393건 접수됐는데 이는 전년(1133건)보다 23% 증가한 것이며, 2022년(1308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특히 충청권 소방당국의 관내 벌집 제거는 2022년 1만 7161건에서 이듬해 1만 9761건, 지난해 4만 5672건으로 2년 사이 2.7배 급증했다.
올해도 무더위에 평년보다 많은 온열질환자(올해 5월 20일~7월 21일 전국 1701명, 전년 동기간 637명)가 속출하고 있어, 벌 쏘임 피해 또한 더욱 자주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방 관계자는 “산행을 할 때는 밝은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덜 받는다. 벌초 전엔 무덤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쏘였을 땐 무조건 그 자리에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