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4월 부터 전문의 부재 이어져
진료 불가해 외래 건수 전년 比 6배 급감
의사 부족 지속 가능성 多…대우 강화 必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충청권 유공자의 진료와 치료를 책임지는 대전보훈병원에 소화기내과 의사가 2년째 공백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공자의 상당수가 고령이다 보니 소화기 관련 진료 수요가 많은데, 의료대란의 여파로 당장 신규 의사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대전보훈병원 등에 따르면 소화기내과와 응급의학과의 의사 부재가 지난해 3~4월경부터 이어지고 있다.
부산, 대구, 광주 등 타 지역 보훈병원에는 해당 과 전문의가 2~3명으로 안정적인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현재 대전보훈병원에는 진단검사의학과와 일반내과 담당 의사도 없다. 다행히 신장내과는 이달 초 전문의를 채용해 의료인 공백을 덜었다.
대전보훈병원의 28개 진료과목 중 4곳에서 의사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차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전보훈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소화기내과는 의료 수요가 많은 것과 달리, 의료인 부재로 진료 자체가 불가능해 그 파장이 더욱 크다.
상위 20개 상병으로 집계한 대전보훈병원의 2023년 소화기내과 외래는 3만 3584건으로 정형외과(3만 657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2분기부터 진료를 할 수 없었던 지난해는 소화기내과 외래가 5207건으로 전년보다 6배 넘게 급감했다.
대전보훈병원 관계자는 "주로 고령이다 보니 내과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고 내시경도 많이 원한다. 하지만 당장은 의사가 없어 어렵다 보니 위탁병원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보훈병원의 의사 부족, 특정 진료과의 의사 부재는 지난해부터 촉발한 의료대란과도 연관된 문제라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가운데, 상황을 당장 해결하려면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를 빼와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대전보훈병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의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소화기내과는 내과 전문의가 다시 분과 전문 자격증까지 따야 해 더욱 귀해지고 있다"며 "내년 2월에 맞춰 의료인 수급을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대구·광주와 달리 대전만 소화기내과 전문의 구인난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에 대해선 보훈병원을 운영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도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관계자는 "대전보훈병원의 전문의 급여가 타 지역 보훈병원보다 적은 것은 아니지만, 대학병원이나 일반 종합병원보다는 부족한 한계는 있다"고 답했다.
지역 의료계에선 대전보훈병원이 신탄진에 위치한 종합병원으로서 유공자뿐만 아니라 대덕구민의 의료도 책임지는 만큼, 전문의 확보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전의 한 개원의는 "보훈병원은 환자 서비스 측면에서 다른 병원보다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다"며 "장기간 지원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대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