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미용 위주 시장 외에 지역 특화 자원 결합 상품 개발 중요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대전시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외 거점센터 개소, 웰니스 연계 상품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비자 장벽과 수도권 쏠림 현상 속에서 지역 특화 전략이 없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관광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굳이 대전을 찾아야 할 이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종화 대한의료관광진흥협회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비자 문제를 근본적인 한계로 꼽았다.
그는 "최근 중국 등 무비자 확대 논의가 많지만, 실제 개인 여행객은 비자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불법 체류 우려 때문에 여행사들이 외국인 환자 모집을 꺼리고, 담보나 거액 예치금을 요구하는 관행 때문에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입국 자체가 까다로워 돈 있는 계층만 들어올 수 있는데, 순수 의료관광 목적으로 비자를 신청해도 잘 나오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전은 건강검진, 웰니스·힐링 프로그램, 한방 자원 등으로 특화할 수 있다"며 "서울이나 부산처럼 성형이나 미용 위주 시장을 따라가기보다 유성온천, 동학사, 한방 거리 등 지역 자원을 결합한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을 지냈던 김세만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포지셔닝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성형·피부 분야는 수도권에 밀집돼 있고, 지자체가 공적으로 지원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대전이 갖춘 병원 역량을 바탕으로 중증 진료나 특화된 분야를 선별해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걸 다 하려 하지 말고, 강점을 정확히 파악해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대전 의료관광이 수도권과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한 의료관광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방이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대전만의 메리트를 찾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전은 바이오 기업과 연구단지가 있지만 이는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이고, 환자들에게 직접 체감되는 부분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지정 기관과 연계해 도시 이미지를 정착하고, 동시에 전문 인력을 꾸준히 양성해 지역 내에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