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 환자가 해외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로 서울 의료기관에서 결제한 의료비가 무려 1조2000억원을 넘는다. 의료관광이 블루오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충청권의 외국인 의료관광 실적은 어떤가. 대전을 찾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은2016년 1만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2020년 1339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6465명으로 늘었지만 회복세가 더디다.
서울시는 지난해 202개국에서 외국인 환자 117만467명이 한국을 찾았으며 이 중 99만9642명이 서울 내 의료기관을 이용했다고 4일 밝혔다.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2024년 외국인 환자 유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2만284명의 외국인 환자가 방문한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대전은 줄었다. 외국인 환자가 지난해 해외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로 국내 병원에서 총 1조4000억원을 결제했는데, 이중 1조2000억원(85.7%)을 서울 의료기관에서 결제했다.
나머지 2000억원(14.3%)을 전국 지방 의료기관들이 나눈 셈이다. 전국 의료관광 시장에서 차지하는 충청권의 입지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대전은 2016년 외국인 환자수 기준 3%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0.6%에 머물렀다. 충남 0.6%, 충북 0.3%로 충청권 모두를 합해야 1.5%에 불과하다. 의료 인프라가 풍부한 서울과 단순 비교할 바는 아니나 지방의 약진이 요구된다.
충청 지자체들이 의료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과학도시 대전과 충북 오송의 첨단의료산업단지를 연계한 의료관광을 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서울과 차별화 한 충청만의 특화된 진료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질 높은 의료수준에 견줘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늘어난 파이를 어떻게 공유할 건지 머리를 짜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