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특별 인터뷰] 김정욱 사할린영주귀국 한인회장
2008년 청주 이주 현재 49명 남아
지역 관심·응원이 정착에 큰 도움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실 잘 몰라
역사 알릴 다양한 방안 마련 기대
3·4세대와 이산가족 신세로 지내
한국 오고파도 기반 마련 제도없어

▲ 김정욱 사할린영주귀국 한인회 회장이 12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휴먼시아1단지 아파트 경로당에서 충청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사할린한인 1·2세대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3·4세대에 대한 대책이 없어 이러한 부분을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 사할린한인을 잊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

80주년 광복절을 사흘 앞둔 12일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할린한인 1세대 김정욱(83) 사할린영주귀국 한인회 회장은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2008년 사할린한인이 청주에 온 뒤 정착한 지 15년이 넘었고 당시 81명 중 현재 49명이 남아있다"면서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된 사할린동포에 대해서 국민의 1%도 모르는 것 같다. 다양하게 역사를 알릴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청주시, 오송읍행정복지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직능단체와 충북대학교 등 지역대학, 아플 때마다 도와줬던 하나병원 등 다양한 단체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 속에 서운함도 털어내고 잘 적응하고 지낼 수 있었다"며 "임병운 충북도의원과 박노학 청주시의원 등의 지역 정치인들의 관심으로 조례가 만들어져 사각지대에 있던 2세대의 항공권과 장례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역의 관심과 응원이 정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할린한인들의 걱정은 러시아에서 살고 있는 자식들이다.

김 회장은 "사할린한인들의 후손을 3·4세대로 분류하는데 자식들이 한국에 와 살고 싶어 해도 기반마련 등 정착을 도울 수 있는 제도 등이 전혀 없어 이산가족 신세로 살고 있다"며 "사할린한인 1·2세대는 3년에 한 번 항공권에 대한 지원이 나오는데 70세가 넘어 가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항공권을 자녀에게 양도해 한국으로 와서 보고 싶지만 양도가 불가능해 이러한 부분도 개선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자녀들이 원하면 영주귀국을 했으면 하는 것이 살아있는 사할린한인들의 바람"이라며 "사할린동포를 위해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할린동포는 일제강점기인 1938~1945년에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된 조선인 15만여명 중 일본 패망 후 귀환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혹독한 노동착취와 무국적 상태로 방치됐다. 사할린한인은 1945년 이전을 1세대, 이후를 2세대로 분류하고 있다.

1989년 사할린동포의 모국방문이 시작됐다. 이후 1992년 외무부와 적십자사 주관으로 영주귀국을 시작했고 1994년 한·일 정상회담으로 ‘영주귀국시범사업’이 추진됐다.

2008년 10월 30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휴먼시아1단지 아파트에 사할린한인 81명이 입주했다. 현재는 사할린한인 49명이 거주하고 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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