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피해신고 접수 총 2150건
서산 2명·당진 1명 사망 발생
충북 환희교 인근 220명 고립
농작물·농경지·가축 피해 심각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닷새간 이어진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전국에서 14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대피한 이재민만 1만3000명을 넘는 가운데, 충청권 역시 사망자와 시설 침수, 농경지 유실 등 큰 피해를 입었다.
20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부터 20일 오전 11시까지 전국 14개 시·도, 90개 시·군·구에서 총 1만3209명(9694세대)이 대피했고, 이 중 3836명(2752세대)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폭우가 단기간 충청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내 피해도 막심하다.
전날 오전 9시 기준 충남에서는 총 2150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주택 893건, 공공시설 614건이 침수되거나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서산 석남동에서는 침수된 차량 안에서 60대 남성이 숨졌고, 인근 도로 수색 중 80대 남성이 숨진 채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또 당진시장 인근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도 80대 남성이 목숨을 잃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폭우는 기록적이었다. 17일 이른 새벽부터 서산에는 10시간여 동안 438.5㎜의 폭우가 쏟아졌고, 1시간 최대 강수량은 114.9㎜에 달했다.
기상청은 "서산의 일강수량은 1968년 관측 이래 최고치로, 200년에 한 번 있을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홍성, 태안, 서천 등 충남 서해안 곳곳에서 1시간 90㎜ 이상의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었다. 충북에선 공공시설 110여곳, 농작물·농경지 143ha가 피해를 입었고, 도로 침수·주택 피해 등 250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청주 환희교 인근에서는 하천 수위 급등으로 인근 기업 직원들과 학생 등 220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농가 피해도 심각하다. 충남에서는 1만6000여 ha의 농작물이 비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 닭 70여만 마리와 돼지·젖소·한우 등 가축 2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와 철도, 항공편도 차질을 빚었으며, 주요 하천에선 범람과 함께 홍수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호우의 원인으로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을 지목했다.
이런 가운데 비가 그친 뒤에는 곧바로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과 보령, 전남 해남 등지에선 열대야가 관측됐고, 일부 지역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당분간 충청권에도 열대야와 강한 소나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재민과 복구 인력의 이중고가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차차 상승해 당분간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며 "낮 기온은 33도 이상, 밤 기온은 25도 이상으로 올라 열대야와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