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438.5㎜ ‘200년 한번 꼴’ 호우
충북 농작물·농경지 143여㏊ 침수피해

▲ 18일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에서 못 쓰게 된 집기류 등 폐기물이 가득한 가운데,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 18일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에서 못 쓰게 된 집기류 등 폐기물이 가득한 가운데,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비가 잦아들면서 수마가 지난 충청지역의 처참한 현장이 드러나고 있다.

충남 서산은 200년 만에 한 번 내릴 수준의 물폭탄으로 삶의 현장은 초토화됐다.

20일 충청권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충북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비로 이날까지 공공시설 110여곳과 농작물·농경지 143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행이 인명피해 보고는 없다.

피해 신고는 수목전도 79건, 도로 침수·파손 67건, 전주 넘어짐 1건, 주택 침수·파손·토사유출 78건, 정전·가스누출 등 기타 28건 등 모두 253건이 접수됐는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하천범람과 산사태 우려에 159세대 350명이 급히 몸을 피하기도 했다. 이들 중 6세대 24명은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한 때 하천 수위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한 청주 환희교에서는 교량이 통제되면서 인근 한 업체 직원들과 양업고 학생 교직원 등 220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 기간 충북 시·군별 누적강수량은 청주 337.3㎜, 괴산 293.5㎜, 증평 288.5㎜, 진천 241.0㎜, 음성 226.0㎜, 보은 216.7㎜, 옥천 194.5㎜, 영동 149.0㎜, 충주 123.3㎜, 단양 95.5㎜, 제천 72.2㎜ 등이다.

극한호우가 쏟아진 충남은 쑥대밭이다. 극한호우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인 비 또는 1시간 수량이 72㎜ 이상인 비다. 충남 서산은 17일 오전 0시부터 10시간 30분 동안 438.5㎜가 퍼부었는데 1시간 최대강수량은 114.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438.5㎜는 서산에서 1968년 1월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일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서산의 일강수량 기존 최고치는 1999년 8월 2일 274㎜다.

홍성과 서천(춘장대)도 1시간 최대강수량 98.2㎜와 98㎜를, 태안은 89.5㎜를 각각 기록됐다.

기상청은 서산 등 충남권에 내린 비의 양이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이라고 했다. 1시간 최대강수량 114.9㎜는 "1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도"라고 설명했다.

충남과 세종에서는 안타깝게 인명피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3시 59분경 서산시 석남동 한 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침수 차량에서 심정지 상태의 60대 남성을 발견해 서산의료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이 남성은 끝내 숨졌다.

인근에서는 80대 남성이 익사체로 발견됐다.

당진에서는 소방당국이 침수된 주택의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청양에서는 주민 2명이 산사태로 매몰됐다가 구조됐고, 공주에서는 배수로를 정비하던 주민 등 3명이 폭우에 쓸려 내려온 흙더미에 묻혀 중경상을 입었다.

충남에서는 농작물 침수 1만 6279㏊, 농경지 유실·매몰 57㏊ 등의 피해와 함께 닭 59만 9200마리와 돼지 200마리, 젖소 30마리, 한우 26마리, 꿀벌 155군 등이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종에서는 17일 오전 2시 21분경 40대 남성이 어진동 다정교 아래 제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한편 20일 충남 아산 수해현장을 찾은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병주 최고위원,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정부가 신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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