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감소·상품성 하락 등
양배추·수박 줄줄이 오름세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폭염과 폭우,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날씨에 식탁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육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기후에 민감한 잎채소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지난 16일부터 내린 비로 충청권과 호남권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농업분야 피해는 17일 지자체 초동조사에서만 벼, 콩, 쪽파, 수박 등 농작물 1만 3033㏊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충청권은 주요 작물의 주산지가 많아 가격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인 충남 서산은 시간당 114.9㎜의 극한호우가 내려 3344㏊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다. 수박 주요 산지인 부여·논산, 충북 청주 등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18일 청주지역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피해가 많은 만큼 다음주부터는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무더위와 큰 비는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외에도 상품성 하락으로 체감물가를 더 높인다.
일부 농산물은 폭염 때문에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청주지역에서 소매평균가격이 6330원을 기록했던 양배추(상품 1포기)는 꾸준히 가격이 하락하다가 지난주부터 슬금슬금 다시 오르고 있다. 17일 기준 4390원으로 한달 전 3596원보다 22.08% 올랐다. 평년 가격 3457원보다는 26.99% 비싸다.
수박은 2만 9600원으로 평년 2만 1021원보다 40.81% 값이 올랐다. 6월말 1만 6600원의 거의 두배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기상여건이 불안정해 수박 생육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충북 청주와 괴산 지역이 주 출하지역인 오이도 시설하우스들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기후에 민감한 배추, 상추, 시금치, 깻잎 등 잎채소류와 대파, 고추, 양파 등 양념채소류들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고등어 등 수산물도 전국적인 강우로 조업이 부진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날씨가 난폭해진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꼽힌다. 기상청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평균과 여름철, 가을인 9월의 기온이 전국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또 여름철 강수량의 80% 가까이가 장마철에 내린 극한호우 현상도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40도가 넘는 폭염에 이어 이틀새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가 잇따르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기상재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배수시설 등 농업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