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새벽 충남 서산시 읍내동 도로가 폭우로 잠겨 있다.연합뉴스 제공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새벽 충남 서산시 읍내동 도로가 폭우로 잠겨 있다.연합뉴스 제공

충남 서해안 일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곳곳이 침수되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홍성 갈산천 범람을 비롯해 다수 금강 지류의 하천 수위가 위험 단계에 도달했고, 산사태 우려로 주민 대피가 이어지는 등 초비상 상태에 놓였다. 극한 기상 상황은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기상청은 이미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100년에 한 번꼴로 나타날 수 있는 수준임을 밝혔다.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따라 이 같은 폭우는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하천 범람, 도로 침수, 토사 유출 등 되풀이된 피해가 속출했다는 사실은 대비가 여전히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산에서 침수 차량에 고립된 50대 남성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토사가 덮친 고속도로와 철도 구간이 통제됐고, 학교 역시 휴교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금강 지류 곳곳이 홍수 경보 단계에 도달한 가운데, 수백 명의 주민이 긴급히 대피했다.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행정 당국은 재난 예·경보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위험 지역의 홍수 예측 시스템을 보완하고, 산사태 및 침수 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한 시설 점검과 관리 강화는 기본이다. 급변하는 기후 환경에 맞춰 도로 하천 등의 인프라를 다시 설계하는 것도 더는 미룰 수 없다. 매년 반복되는 수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근본적인 대응 체계의 재정비가 절실하다.

기상청은 시간당 20~6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각 지자체는 배수로 정비와 시설 점검을 강화하고,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대피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극한 폭우와 기후변화 시대,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한 대비뿐이다. 반복되는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 시민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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