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3명 등 비 피해 1883건
하천 범람·토사 붕괴 등 속출
계속되는 비, 추가 피해 우려

17일 오전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리의 한 마을 50가구 중 20가구가 비로 인해 침수된 가운데 마을 주민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17일 오전 충남 공주시 유구읍 유구리의 한 마을 50가구 중 20가구가 비로 인해 침수된 가운데 마을 주민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17일 오전 충남 당진시 용연동 인근이 침수돼 집 안에 고립됐던 주민 5명을 소방 대원들이 구조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17일 오전 충남 당진시 용연동 인근이 침수돼 집 안에 고립됐던 주민 5명을 소방 대원들이 구조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17일 오전 충청권에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해 붕괴된 세종시 소정면 소정리 곡교천 광암교 모습. 세종시 제공
17일 오전 충청권에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해 붕괴된 세종시 소정면 소정리 곡교천 광암교 모습. 세종시 제공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200년 만에 있을만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충청권에서는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고 10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는 각각 2명과 1명씩 총 3명이 비로 인해 숨졌고, 하천 범람과 토사 붕괴로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충청권 지자체 및 소방 당국에 따르면 가장 피해가 극심한 충남 지역은 집중호우가 시작된 전날 오후 5시~이날 오후 2시 기준 1883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서산 석남동에서는 침수된 차량 안에서 60대 남성이 숨졌고, 인근 도로 수색 중 80대 남성이 숨진 채 추가로 발견됐다.

당진시장 인근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도 80대 남성이 목숨을 잃으면서 사망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공주 정안면에서는 주민 4명, 청양 대치면에서는 2명이 토사에 매몰됐다가 구조됐고, 공주 유구읍 마을은 전체 50가구 중 20가구 침수돼 15명이 소방에 구조됐다.

16일 자정~17일 오후 3시 충청권 주요 지점의 누적 강수량은 △서산 519㎜ △홍성 414㎜ △세종전의 382.5㎜ △신평(당진) 377.5㎜ △천안 358.9㎜ △아산 352.5㎜ △청주 305.8㎜ △대전 199.4㎜ 등이다.

특히 서산은 17일 들어 11시간 만에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이라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하천과 농경지, 도로 침수도 잇따랐다. 홍성 갈산천이 범람했고, 예산 삽교천·당진 역천·세종 상조천교 등 금강 수계 하천 곳곳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서산 해미시장, 대산시장 등 전통시장과 당진 아파트 단지 주차장, 청주 오창·복대동 지하주차장도 물에 잠겼다.

도로와 철도, 항공편도 차질을 빚었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서산IC, 대전당진고속도로 면천IC 등은 토사 유입으로 일시 통제됐고, 장항선·서해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청주공항에서는 제주행 항공편 등 다수의 항공편이 지연됐다. 세월교 21곳과 하상도로, 둔치주차장 수백 곳도 출입이 통제됐다.

충남 5개 시군 모든 학교와 천안·공주 일부 학교 등 총 502개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21개 학교에서는 교사동이나 운동장이 침수되는 등 시설 피해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이번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북서쪽에서 접근한 기압골과 우리나라 상공을 덮은 고온다습한 공기의 충돌을 꼽고 있다.

특히 서해상에서 형성된 중규모 저기압이 충청권 상공에서 정체돼 시간당 100㎜ 이상 비를 쏟아붓는 강한 비구름대를 만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북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유입된 따뜻한 공기가 맞부딪히면서 하층 제트(고도 1.5㎞ 부근의 빠른 바람)가 형성돼 많은 수증기를 밀어 올렸다. 이 바람이 비구름에 에너지를 더해주며 강수 강도를 극대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충남 서해안처럼 바다와 인접한 지역은 지형적 영향까지 더해져 비의 양과 세기가 더욱 커졌다”며 “18일까지 충청권에 50~180㎜의 비가 추가로 내릴 수 있고, 일부 지역은 더 강한 강우가 집중될 수 있어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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