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3명 등 비 피해 1883건
하천 범람·토사 붕괴 등 속출
계속되는 비, 추가 피해 우려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200년 만에 있을만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충청권에서는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고 10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는 각각 2명과 1명씩 총 3명이 비로 인해 숨졌고, 하천 범람과 토사 붕괴로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충청권 지자체 및 소방 당국에 따르면 가장 피해가 극심한 충남 지역은 집중호우가 시작된 전날 오후 5시~이날 오후 2시 기준 1883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서산 석남동에서는 침수된 차량 안에서 60대 남성이 숨졌고, 인근 도로 수색 중 80대 남성이 숨진 채 추가로 발견됐다.
당진시장 인근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도 80대 남성이 목숨을 잃으면서 사망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공주 정안면에서는 주민 4명, 청양 대치면에서는 2명이 토사에 매몰됐다가 구조됐고, 공주 유구읍 마을은 전체 50가구 중 20가구 침수돼 15명이 소방에 구조됐다.
16일 자정~17일 오후 3시 충청권 주요 지점의 누적 강수량은 △서산 519㎜ △홍성 414㎜ △세종전의 382.5㎜ △신평(당진) 377.5㎜ △천안 358.9㎜ △아산 352.5㎜ △청주 305.8㎜ △대전 199.4㎜ 등이다.
특히 서산은 17일 들어 11시간 만에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이라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하천과 농경지, 도로 침수도 잇따랐다. 홍성 갈산천이 범람했고, 예산 삽교천·당진 역천·세종 상조천교 등 금강 수계 하천 곳곳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서산 해미시장, 대산시장 등 전통시장과 당진 아파트 단지 주차장, 청주 오창·복대동 지하주차장도 물에 잠겼다.
도로와 철도, 항공편도 차질을 빚었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서산IC, 대전당진고속도로 면천IC 등은 토사 유입으로 일시 통제됐고, 장항선·서해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청주공항에서는 제주행 항공편 등 다수의 항공편이 지연됐다. 세월교 21곳과 하상도로, 둔치주차장 수백 곳도 출입이 통제됐다.
충남 5개 시군 모든 학교와 천안·공주 일부 학교 등 총 502개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21개 학교에서는 교사동이나 운동장이 침수되는 등 시설 피해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이번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북서쪽에서 접근한 기압골과 우리나라 상공을 덮은 고온다습한 공기의 충돌을 꼽고 있다.
특히 서해상에서 형성된 중규모 저기압이 충청권 상공에서 정체돼 시간당 100㎜ 이상 비를 쏟아붓는 강한 비구름대를 만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북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유입된 따뜻한 공기가 맞부딪히면서 하층 제트(고도 1.5㎞ 부근의 빠른 바람)가 형성돼 많은 수증기를 밀어 올렸다. 이 바람이 비구름에 에너지를 더해주며 강수 강도를 극대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충남 서해안처럼 바다와 인접한 지역은 지형적 영향까지 더해져 비의 양과 세기가 더욱 커졌다”며 “18일까지 충청권에 50~180㎜의 비가 추가로 내릴 수 있고, 일부 지역은 더 강한 강우가 집중될 수 있어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