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7031ha 농작물 침수 피해 상황 더 클 듯
극한 날씨에 수급 불안정→가격상승 우려 높아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극한의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16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농민들이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어서다.
17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50㎜~300㎜에 달하는 폭우가 내리며 과일 재배시설과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충청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충남을 중심으로 많은 피해를 발생했다.
특히 이날 44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져 부여, 서산, 천안 등에서 농작물 관련 시설과 농경지에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10시 기준으로 접수된 농작물 침수 피해는 7031ha로, 피해 상황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들은 폭염과 폭우를 오가는 극한의 날씨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충남에서 복숭아 농가를 운영하는 김연근(70) 씨는 "7월 초 폭염으로 고생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연일 쏟아지는 비로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며 "더우면 더워서 문제, 비가 오면 와서 문제"라고 한숨을 쉬었다.
앞서 35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인해 엽채류를 중심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다.
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는 고온으로 인해 생육이 둔화되거나 아예 말라죽는 사례가 빈발했다.
노지 재배 농작물은 침수 피해를 시설재배 농가는 온실 파손 등으로 이중 타격을 받는 상황.
이처럼 극단적인 날씨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도 우려되고 있다.
농산물 수급 불안정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소비자 부담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살펴보면 여름 제철 과일 수박의 경우 16일 소매기준 한 통 가격은 3만3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만1578원)보다 무려 37% 오른 수치다.
복숭아(2만3659원)도 10개 기준 전년(2만932원)보다 13%가량 상승했다.
엽채류인 시금치(1630원)는 전월(824원)대비 2배 가까이 뛰었고, 상추(1248원)도 지난달(932원) 같은 기간 대비 34% 올랐다.
호우 피해가 지속될 경우 가격 상승폭은 지금보다 더 확대될 전망이다.
대전 대덕구에 거주하는 주부 황모(35) 씨는 "장마철만 되면 농산물 값이 치솟을까봐 마음이 무겁다"며 "요즘 장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데, 매년 반복되는 이런 상황이 속상하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