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관객 3514만 명, 2016년 대비 절반 수준
충청권도 매출 22% 급감…성수기 사라진지 오래
티켓값 상승·OTT 확산·흥행작 부족 부진 원인으로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방학 및 휴가로 여름 반짝특수를 누린 극장이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름철 대표 실내 피서지로 주목받던 극장가가 경기침체와 OTT 등장으로 활기를 잃어가며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관 매출은 1조19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평균 매출액 1조4123억 원 보다 15% 줄어든 수치로,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무색해짐을 나타내고 있다.

통상 6~8월 매출 추이를 살펴봐도 극장가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1년 1917억 원 2022년 4809억 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2023년 4284억원, 지난해는 3407억 원으로 급락했다.

매출 하락 외에도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488만 명에서 2022년 4672만 명으로 늘어났던 여름 관객 수는 2023년 4336만 명, 지난해 3514만 명으로 연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6년 여름 시즌에만 7319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산업의 황금기를 열었던 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극장가의 부진은 충청권 극장도 예외는 아니다.

충청권 4개 시도의 경우 2023년 420억 원(435만 명)에서 지난해 329억 원(361만 명)으로 매출은 22%, 관객 수는 17% 줄어들며 지역 전반에 걸쳐 침체 양상이 나타났다.

올해 상황도 암울하다.

전국 6월 관객 수는 771만 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1132만 명) 대비 32%나 급감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여름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영화산업이 침체를 겪는 이유로는 티켓 값 상승과 OTT 대체재 등장 등이 있다.

영화 티켓가격은 조조를 제외한 2D 영화 기준으로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고 3D·4DX·IMAX 등 특별관은 1만6000~2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팝콘과 음료를 더하면 1인당 3만원은 훌쩍 넘어가 가족 단위나 연인끼리 자주 가기에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여기에 OTT 등장 및 흥행작과 기대작이 부족한 점도 부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1월 이후 개봉한 작품 중에 관객 400만 명을 넘긴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을 정도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영화업계가 더 좋은 영상 품질과 음향효과가 있는 특별관 확대, 각종 공연이나 LOL E-스포츠 중계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대학생 박모(27) 씨는 "지난해 '파묘' 이후 극장에 흥행작 소식이 들리지 않아 영화관을 잘 찾지 않게 됐다"며 "높아진 티켓 값도 부담돼 OTT로 집에서 보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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