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측 및 환경단체 "떠나라" 시위
고성·언쟁 오가며 대립…설명회 파행
[충청투데이 박동혁 기자] 천안시 동면 폐기물매립장 조성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찬반 주민 간의 격한 대립으로 파행됐다.
매립장 조성사업 시행사인 천안에코파크㈜는 14일 오전 동면 수남1리 마을회관 앞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애초 시행사는 설명회에서 주민들에게 영상으로 매립장 조성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설명회 시작과 동시에 반대 측 주민들과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여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반대 측 시위자들은 “매립장 조성 반대”를 외치며 설명회장을 둘러쌌고, 일부 주민은 북과 꽹과리를 치며 “시행사는 당장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 회원들은 손팻말을 들고 사업 관련 영상이 상영 중인 스크린을 가리며 항의했다.
그러자 찬성 측 주민들은 설명회를 방해한다며 항의했고, 반대 측과 고성이 오가며 언쟁이 벌어졌다. 일부는 현장에 배치된 경찰에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으며, 물리적 충돌로 번질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됐다. 다행히 부상자나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설명회 이후 찬성 측 주민들은 자리를 떴고, 반대 측은 시위를 이어가며 “설명회를 취소하라”, “주민 공청회를 열 테니 거기 나와서 답하라”고 촉구했다.
반대 측 관계자는 “시행사는 ‘에코파크’가 아닌 ‘에코파괴’다. 폐기물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은폐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독극물을 마실 수 없다. 시행사는 당장 동면을 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립장 조성은 단순히 동면만의 문제가 아닌, 천안시 전체의 문제”라며 “천안 시민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영만 천안에코파크 대표는 “주민 수용성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요청이 있다면 공청회 개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설명회에는 찬성 측 50여 명, 반대 측은 환경단체 30여 명 포함 15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기동대 등 경찰 100여 명과 119구급대도 현장에 배치됐다.
박동혁 기자 factdong@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