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계량기 하얀 가루” 의심 신고에 성분 분석 진행
최근 SNS 활용 비대면 거래 증가로 대책 마련 필요성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최근 온라인, SNS를 활용한 비대면 마약 거래 증가로 일상 공간에서의 관련 범죄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빌라 수도계량기 내부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하얀 가루가 발견됐다.
해당 빌라 거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해당 의심 물질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일상 공간 속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마약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중간 전달책이 특정 장소에 마약을 두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이뤄진다.
과거에는 대금 결제나 신분 확인 등을 위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SNS, 가상화폐의 등장에 거래방식이 변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수사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나 빌라 소화전, 수도계량기, 화단, 산책로 등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공간에 숨겨져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마약을 숨긴 뒤 한참 후에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충청권에서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총 1964명이었는데, 경찰에서도 최근 마약 유통 대부분이 던지기 수법으로 이뤄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 사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 공간이 마약 거래 현장으로 변질되면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갈마동 빌라 내에서 마약 의심 물질을 최초 발견한 A씨는 “집 안 수도 점검 중 우연히 마약 의심 물질을 발견했다”며 “내가 사는 곳에서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사회 안전을 위한 관리 당국의 대응과 함께 이를 위한 전담 수사 인력 보강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도선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일선 경찰서에는 마약뿐만 아니라 처리해야 할 사건들이 많기 때문에 마약 범죄에 대한 재빠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며 “마약 수사를 전담할 조직 확대와 함께 수사 인력 보강을 통한 지역 내 마약 유통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