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본 꽃정원 등 친수공간 조성 불구
경사로 없고 인도도 좁아… 접근 어려워
"유모차·보행기 이동엔 그림의 떡 불과"

▲ 30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무심천 인근 인도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경사로, 계단 이용 등이 어려워 무심천 무심서로 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사진=송휘헌 기자
30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무심천 인근 인도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경사로, 계단 이용 등이 어려워 무심천 무심서로 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사진=송휘헌 기자
30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무심천 인근 인도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경사로, 계단 이용 등이 어려워 무심천 무심서로 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사진=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청주시가 무심천에 15만본의 꽃정원을 조성하는 등 시민들의 여가를 위한 친수공간 조성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동취약계층에겐 무심천 이용자체가 어려워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시민들은 무심천체육공원(롤러스케이트장) 등 산책로로 주로 이용하는 무심서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는 A(36) 씨는 유모차를 끌고 2명의 자녀와 함께 무심천을 찾았다가 난감한 일을 겪었다. A 씨는 "흥덕대교 인근에 꽃정원을 아름답게 조성했길래 자녀와 함께 찾았는데 유모차가 내려갈 경사로가 없어 당황했다"며 "제방 옆에 조성된 인도도 좁아 유모차를 운행하기 어려웠고 헤맨 끝에 경사로를 찾아 내려갔지만 울퉁불퉁하고 포장이 잘 되어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족 단위만이 아니라 무심서로를 이용하는 노인,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도 무심천의 접근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사직동에 거주하는 주민 B(80·여) 씨는 "무심천으로 내려가본지는 오래됐고 옆 인도 산책길만 이용한다. 보행기를 이용해 걷는데 경사로가 있어도 가파르고 난간 등 잡을 것도 없디"며 "무심천으로 내려가는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청주대교~제2운천교 무심서로 부근 인도에 벤치가 하나도 없어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B 씨는 "보행기를 사용하는 노인들은 무심천에 꽃을 보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C(73·여) 씨는 "체육공원에서 운동을 하는 것을 그나마 낙으로 자주 찾는데 매번 보행기를 끌고 내려올 때마다 겁이 나고 곤혹스럽긴 하다"고 토로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장평교~까치내교 일원 무심천 길이는 약 11㎞이며 계단 51개소, 경사로 18개소 등 총 69개소의 계단·경사로가 인도와 무심천을 잇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간인 청주대교~제2운천교(2.4㎞)에는 진입로 24개소(계단 19개소, 경사로 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충청투데이가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거리에 대비 계단과 경사로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교량 옆에 있는 일부 계단 등에만 난간이 설치돼 있어 난간이 없는 계단은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하기에 어려워 보였다.

또 경사로도 시멘트로 포장돼 경사가 급하거나 인도와 접합 부분이 푹 꺼져 위험 구간이 눈에 띄었다. 이어 2.4㎞ 구간에 경사로 5개가 설치 돼 있어 약 500m당 1개소가 있지만 이동약자에게는 이 거리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시는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청)과 협의를 진행해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무심천이 2020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뒤 하천 점용 허가에 대해서는 금강청이 허가권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도 무심천 관련 화장실 개선 등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동약자나 시민들의 불편 사항 등 의견을 모아 경사로 추가 설치나 개선 등을 금강청과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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