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충북 청주에서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등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교장 등 다수가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28일 청주흥덕경찰서, 소방,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3분경 청주시 흥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인 2학년 학생 A 군이 흉기를 휘둘러 6명이 다쳤다.
이날 A 군은 학교 1층에 위치한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사와 상담 중 복도로 나왔다.
A 군은 특수교사의 비명소리를 듣고 복도로 나온 교직원들과 대치했고 교장, 환경실무사, 행정주무관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들은 가슴, 복부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을 진행했던 특수교사도 큰 충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 군은 학교에서 나와 도주하는 중 시민 2명에게도 부상을 입혔다. 시민 B 씨(40대 중반)는 "4살과 7살 아이들을 등원시키러 가는 중 차량 문을 두드리길래 창문을 내리니 왼쪽 볼을 흉기로 찔렀다"고 전했다.
A 군은 난동 뒤 도주해 인근 공원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119구조대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A 군은 현재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 돼 있다.
경찰은 A 군을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하고 조만간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시작할 방침이다. 또 A 군의 가방에서 다수의 흉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계획범죄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당국은 사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생각한다"며 "사건을 인지한 순간부터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의 빠른 안정과 사후 대응을 위해 공동 협력했으며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과도 긴밀히 협력했다"고 입장을 냈다.
윤 교육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필요한 교실에 대해서 비상벨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안전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나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이라 말하기는 어려우나 이 학생이 평상시 선생님들과 학교에서 잘 지냈다고 한다"며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정도에 따라 일반 학급에 있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 학생은 완전통합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학교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충북교육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이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특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특수교육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편견도 형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입장문을 통해 “지난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이후 정부의 대책은 주로 교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학교에 상주하는 ‘학교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긴급한 폭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교직원들이 급박한 폭력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전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