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군 “학교생활 힘들어 아무나 해코지”
전교조 “지원체계·유관기관 협력 절실”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충북 청주 고교생 흉기난동 사건이 당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계획됐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과 유사성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경찰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청주지역 A 고교 학생 B 군이 흉기를 휘둘러 이 학교 교장 등 교직원 3명과 행인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B 군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학교 생활이 힘들어 아무나 해코지하려고 흉기를 준비해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 군은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자로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으나 올해부터 일반학급에서 생활했다.
경찰에 따르면 B 군은 평소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형편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한다.
범행 대상을 자신과 상관없는 불특정 다수로 목표했다는 점에서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과 닮았다.
‘묻지마 범죄’ 즉, 이상동기 범죄는 동기가 불분명하고 대상이 무작위라는 특성을 갖는다.
2014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펴낸 ‘묻지마 범죄자의 특성 이해 및 대응방안 연구’는 가해자가 취업, 학력, 가정상황, 친구관계 등에서 혜택 받지 못하며 사회적 약자 입장에 있는 자가 많고 다양한 범죄 위험을 가지고 있어 관리와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범죄 유형은 현실 불만형, 정신 장애형, 만성 분노형 등으로 분류했다. 이중 현실 불만형의 범죄자들은 주로 사회에 불만이 있거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다. 자살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청주 고교 흉기 난동 사건과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의 가해자는 모두 삶에 불만을 느끼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그 분노를 표출하면서 결국 스스로를 해하는 행동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두 사건을 사회적 문제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연구 보고서는 묻지마 범죄 예방을 위해 직장 내 상담센터나, 지역사회의 정신보건센터, 지역사회의 의료기관 등이 대인관계의 극단적 회피형인 ‘은둔형 외톨이’나, 극단적 불만형 사람들을 발굴하고 치료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충동이 계획으로, 계획이 실행으로 옮겨지는 일을 막는 데에는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29일 기자회견에서 “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며 유관기관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등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