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성폭력 피해경험 조사 결과
여성폭력 피해경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여성 3명 중 1명은 평생 1번 이상 배우자나 연인,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배우자, 연인 등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1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5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24일 밝힌 ‘2024년 여성폭력실태조사’에서다. 이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줘야 할 배우자나 연인이 폭력의 가해자로 꼽혔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여성이 평생 경험한 가장 심각한 신체적·정서적 가해자 유형 1순위로 배우자가 지목된 것이다.

당국의 폭력피해 예방 대책에도 불구하고 피해 경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지난 1년간 폭력 피해 경험률이 7.6%로, 2021년의 6.2%보다 1.4%포인트나 올랐다. 과거에는 드러나지 않던 교제폭력이나 딥페이크 성범죄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대학 동문과 지인 여성의 얼굴에 나체사진을 합성한 뒤 유포한 10~30대 일당 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여성 41명을 대상으로 성범죄물을 만든 뒤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성들이 불법 영상물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딥페이크 피해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피해자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피해자도 꽤 많다. 선량한 시민들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 딥페이크 가해자의 80% 이상은 10대 청소년이라고 한다. 이들 중에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장난삼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청소년이 꽤 있다. 아동, 청소년기 때부터 성범죄 교육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여성의 절반 이상(51.6%)이 ‘우리 사회가 폭력 피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여길 만큼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을 흉기로 무차별 공격해 60대 여성이 숨진 게 바로 얼마 전 이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가 선진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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