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성현 논산시장
백성현 시장, 국방·교육·관광 3축 전략으로 논산 대개조
방산기업 유치·AI교육·스마트농업까지… 지역 발전의 새 패러다임
결단의 리더십으로 논산을 ‘기회의 땅’으로

▲ 국방국가산업단지 조감도. 논산시 제공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당시의 도전은 경제적 절박함 속에서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국으로 이끄는 초석이 됐다. 그리고 지금, 논산에서도 또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이 진행되고 있다. 민선 8기 백성현 논산시장은 국방군수산업도시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충청남도의 외곽 도시였던 논산을 대한민국 안보 산업의 심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국방, 교육, 농업, 관광, 인구 정책까지 아우르는 ‘논산판 경부고속도로’는 단순한 지역발전이 아닌, 시대적 소명을 안고 달리고 있다. 그 비전의 실체와 추진력의 핵심을, 백 시장과의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논산, 군사문화 도시서 ‘국방산업 메가허브’가 됩니다"

"훈련소 하나로 설명되던 논산이 이제는 국방과 미래산업을 통합하는 중추도시가 됩니다."

백성현 시장은 논산이 걸어온 70년의 역사를 ‘군사문화 기반’이라고 정의했다. 1951년 육군훈련소 창설 이후, 3군본부, 국방대학교, 항공학교가 잇따라 들어서며 논산은 ‘군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그는 단호히 말한다. "이제는 국방도시를 넘어 국방산업도시로 변해야 할 때입니다."

그가 꺼낸 핵심 키워드는 ‘4+1 전략’이다. 논산의 특성화를 중심으로 △혁신 행정, △지역 기업과의 공생, △청년 교육, △시민 중심의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이를 종합 실행하는 +1 전략인 ‘국방 산업 육성’이 바로 그것이다.



◆"군을 경험한 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도록, 논산을 제2의 고향으로"

논산시의 차별화된 정책 중 하나는 군 훈련소를 찾은 훈련병과 장병들을 향한 지역 홍보다. 매주 수료식 전날, 수료생들이 논산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시청하며 논산의 매력을 인식하게 된다. ‘전역 후 돌아올 도시’, ‘가족이 함께 살고 싶은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은 수천 명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교한 도시 마케팅이다.

"과거엔 훈련소 근처 장사로 하루하루 연명했다면, 지금은 이들이 논산의 미래 고객, 투자자, 정주 인구입니다. 완전히 시각을 바꿔야 합니다."

육군훈련소 외에도 매달 150명 이상의 제대 군인들이 육군 항공학교를 통해 논산에 머문다. 논산시는 이들에게 ‘명예시민증’을 발급하고 경제 교육, 관광 프로그램, 산업 소개 등을 연계해 논산과의 정서적 연결을 유도한다.



◆국가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논산은 국방 산업의 전략적 거점입니다"

논산의 방산 산업은 단순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안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2027년 대전 방위사업청 이전을 앞두고 방산 기업들의 논산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논산시는 전용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국방 산업 중심 도시’로의 변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광석면에는 방산기업의 공장 증설이 임박했고, 대규모 드론 제조 기업과 국방 미래기술연구센터(R&D 센터)도 이미 유치가 완료돼 본격적인 국방 기술 집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양촌면에 들어선 방산기업 KDS는 고급 기술 일자리 창출과 협력업체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다.

향후 조성될 20만 평 규모의 ‘기회발전특구’는 방산 기업들이 세제·규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특수 구역으로, 논산을 전국 최고 수준의 방산 클러스터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백성현 시장은 "방산기업이 들어오면 고급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들이 유입되며, 아파트가 분양됩니다. 이것이 도시를 바꾸는 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푸르지오, 아이파크, 트리본 등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며 인구 유입에 대응하고 있어, 논산의 도시 구조는 국방 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청년에게 꿈을, 논산에서 미래를… ‘반도체-국방 교육 특화도시’로 도약

백 시장은 "교육 없이는 인구를 붙잡을 수 없다"며 교육 혁신을 지역 발전의 또 다른 축으로 삼고 있다.

논산시는 건양대학교와 협력해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고, 지역 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토요 심화 교육을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공간도 조성 중이며, 청소년 대상의 창업 교육, 진로 탐색, 산업 체험 기회를 연계해 산업-교육-고용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진학 중심 교육을 넘어, 논산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다. 또한, 건양대학교는 최근 교육부의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되어, 반도체 및 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대학과 고교, 기업이 함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논산형 교육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AI 놀이터, 힐링센터, 청소년 어드벤처 파크는 5~6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제 논산은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도시, 배움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백 시장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농업도 수출 산업으로… "5단계 전략+3원칙으로 돈 버는 농업 실현"

기후 변화와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논산은 ‘스마트 농업’을 통해 농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논산시는 농업 발전을 위한 ‘5단계 전략’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영농비 절감 △인재 육성 △우수 생산 △산업화 △수출로 이어진다. 이는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또한, 논산시는 ‘농가 소득 3원칙’을 바탕으로 관내 소비, 국내 유통 다각화, 해외 수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논산 농업을 단순히 지역 내 소비를 위한 산업이 아닌, 수출 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변모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백 시장은 "스마트팜 기술과 수출 유통망을 동시에 갖춰야만 ‘잘 사는 농촌’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논산의 농업이 산업화와 글로벌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논산시는 스마트 농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농민들에게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논산의 농산물은 품질과 생산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농업이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논산시는 농업 분야의 산업화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농업과 수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노력들은 농업을 단순한 생산 활동이 아닌,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탑정호 중심 관광 개발, 논산의 세 번째 성장축

관광 분야도 논산의 성장 전략 중 하나다. 탑정호 일대에 수상 공원, 400실 리조트, 사계절 워터파크, 청년창업몰,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해 관광 수요를 흡수한다. 수천 명의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청년 창업, 일자리 창출 효과가 동시에 기대된다.

현재 수상 공원과 어드벤처 퀴즈파크, 힐링센터 등은 오는 6월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2028년 리조트 완공을 목표로 토지 매입과 MOU 체결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논산시는 관광 산업을 통해 도심 외곽 지역까지 경제 효과가 확산되는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백 시장은 "농업과 국방에 더해 관광까지 갖춘 삼각 구도, 이것이 논산의 비전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지도자는 결단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백성현 리더십의 본질

백성현 시장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강조한 단어가 있다. "결단입니다."

"모든 시민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도자는 필요할 때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고, 책임지는 것이 진짜 행정입니다."

실제로 논산의 변화는 결단의 연속이었다. 방산기업 유치, 건양대 반도체학과 설립, 관광지 민자 유치, AI 체험시설 조성 등은 모두 빠르고 단호한 행정력에서 비롯됐다.

백 시장의 시장실에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문구가 큼직하게 붙어 있다. 이는 실무자들이 과감한 행정을 망설일 때, 최종 책임은 시장이 지겠다는 뜻으로 실천해온 백 시장 특유의 리더십 철학을 상징한다. "결정을 미루지 말고 추진하라"는 메시지가 시정 전반에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5년 뒤, 10년 뒤 논산은… "인구 역전, 소득 상승, 전국 모델 도시 될 것"

백 시장은 2030년까지 논산을 완성형 국방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수천 개의 고급 일자리, 청년 유입, 인구 역전, 자영업과 유통업 활성화, 관광지 기반 확충 등 도시 전반의 구조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논산은 지금 가장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10년 뒤엔, 논산을 배울 도시들이 전국에 많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지금, 이 결단에서 비롯됩니다."

논산은 이미 ‘국방산업 기반의 인구 회복 도시’라는 새로운 지방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건양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 혁신 플랫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논산판 경부고속도로’를 꿈꾸는 백 시장의 일관된 추진 철학이 있다.

논산=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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