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故 이덕희 박사 뜻 이어 설립
43년간 지역민 든든한 의료 버팀목 역할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충청남도 논산에 위치한 백제종합병원이 올해로 개원 43주년을 맞이했다. 1982년 개원 이래, 이 병원은 논산·금산·부여·서천 등 충남 서남부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의료본부 출범과 함께 필수 의료 제공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며, 서남부권의 필수 의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백제종합병원의 뿌리는 깊고도 특별하다. 병원의 설립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고(故) 이덕희 박사의 헌신과 의지가 이곳에 담겨 있다. 이덕희 박사는 일제 강점기에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과 의료 활동을 동시에 전개하며 동포들의 생명을 지키고 민족혼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왔다. 192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 길림성에서 의사의 길을 걸으며 병원을 운영했고,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는 데에도 힘썼다.
해방 후에도 이덕희 박사의 사명은 계속됐다. 충남 부여에 '익생의원'을 개원하며 지역민들을 돌보기 시작한 그는, 이후 논산 강경으로 자리를 옮겨 '한일의원'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의료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1982년, 정부의 '의료취약지 병원 건립' 지원을 받아 백제종합병원을 설립하면서 남부권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었다.
백제종합병원은 43년 동안 지역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의료기관으로 자리잡았다. 1991년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이후, 1997년에는 모자보건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역 의료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는 데 앞장섰다. 특히 노인전문병원과 한방병원을 운영하며 양·한방 협진 체계를 구축, 만성 질환과 고난도 질환 치료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환자 중심의 열린 진료를 실현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중부권 최고의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으며, 그 성과는 우리나라 의료사에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되고 있다.
현재 백제종합병원은 공공의료 기관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충남 서남부 지역을 책임지는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공공의료본부와 협력하여 필수 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위험 응급환자 이송, 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연계, 정신건강 증진 협력 사업, 재활 의료 협력 사업 등 다양한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논산시와의 협약을 통해 소아 전용 응급구역과 24시간 응급진료 체계를 마련해 임산부와 영유아를 위한 의료 지원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학생정신건강증진 남부권 거점센터를 운영하며, 보호자 없는 병실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통해 지역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백제종합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독립운동가 고(故) 이덕희 박사의 숭고한 뜻을 계승해 지역사회에 헌신해온 기관이다. 지난 43년간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며 필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온 이 병원은, 이제 서남부권을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앞으로도 백제종합병원은 공공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리며, 지역민들의 삶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성 병원장은 “백제종합병원은 故 이덕희 박사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켜온 든든한 동반자였다”라며, “앞으로도 공공의료와 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며, 더욱 향상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