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로 참여한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 여파
부실시공 가능성 제기… 경찰·국토부 등 정밀조사
경영 악화 속 사고 여파로 재무손실 우려도 요인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안팎으로 악재에 부딪히며 청주네오테크밸리 산업단지 조성사업 참여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은 당초 사업을 추진하던 ㈜신영이 중도 포기,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향토기업인 원건설 중심으로 설립된 프로젝트부동산투자회사인 ㈜청주네오테크밸리PFV가 승계해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법적 사업자 조건에 미달되는 개인 투자 형태의 일반법인인 ㈜네오테크밸리가 청주시의 암묵적인 지원을 받으며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면서 포스코이앤씨 참여를 타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고 있는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 사업 참여에 변수가 되고 있다.
관련업계와 전문가 등은 이번 사고가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의 부실시공 가능성이 높다는 데 대체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지역의 지반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인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공기 지연을 의식한 시공사가 무리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23년 1월 감사원은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한 5등급인데도 터널 설계에 인버트 설치가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감사결과를 내놨었다.
또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지적된 지반 침하 위험성을 무시한 채 하루 평균 1600t이 넘는 지하수를 배출하면서 지하층의 모래질 토양을 쓸어낸 것이 붕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사고 직전 지하터널 내부의 중앙기둥에 파손이 발생하는 등 사고 위험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이에 대한 보강 조치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경찰과 국토부 등은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와 함께 수사를 진행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5건의 산업재해로 6명의 근로자가 사망한데다, 1명이 숨진 이번 붕괴사고까지 더하면 모두 6건에 7명으로 국내 20대 대형건설사 중 2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영업이익 하락 등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붕괴사고로 상당한 재무적 손실이 우려되는 점도 신규사업 참여의 걸림돌로 분석된다.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이익은 전년 2010억원에서 70% 정도 급감한 620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기업 안팎으로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선 신규사업 참여 여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내부적으로도 네오테크밸리 사업 참여에 부정적인 의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초 네오테크밸리 사업 참여 검토를 위한 1차 내부투자심사에서 재심의를 결정했으나, 15일 열린 2차 심사에서 부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사업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이어도 최종 출자 확정을 위한 이사회 승인도 거치지 않아 신뢰성 논란이 있는데다, 2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 측 비상무이사가 2명 포함돼 있어 사업참여 결정을 위한 즉각적인 이사회 개최도 어렵다.
향후 포스코이앤씨가 입장을 바꿔 사업 참여를 결정하더라도 기존 사업 추진 업체와 법적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는 점도 사업 참여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홍보실을 통해 관련 부서의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전달받지 못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