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행, 불출마 언급 없이 “마지막 소명 다하겠다”
민주 ‘윤석열 아바타’ 비판하며 직권남용 고발 시사
국힘 주자들 반발 속 지도부도 “옹립 없다” 선 긋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8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8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6·3 조기대선 주요 주자들의 출마 및 불출마 선언이 마무리되며 사실상 예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불출마’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을 계기로 한 대행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오던 진보진영에선 ‘윤석열 아바타’라고 거칠게 비판하며 한 총리에 대한 직권남용 고발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선 참여를 선언한 주요 후보들은 ‘해당행위’를 언급하며 한 대행의 ‘어정쩡한’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을 필두로 한 대행의 출마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한 대행이 관련 입장을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소명' 발언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통령 선거 출마 요구에 대해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불출마’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의원들은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진영 후보와 일대일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대행의 출마론이 제기되는 상황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현희 의원은 "차기 대통령 맞이 준비에 전념해야 할 한 권한대행이 빈집털이범으로 변모해 나라를 통째로 말아 털어먹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사주로 내란동조 정당 국민의힘과 결탁해 내란수괴 후계자가 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민수 대변인 역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안정이란 책임을 내팽개치고 대선판을 기웃거리고 있다"며 "유행하는 난가병('다음 대통령은 나인가'라는 의미)에 걸려 출마해봤자 윤석열의 아바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옹립은 없다”며 한 대행의 출마설이 한 대행 출마설에 선을 그었지만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 공식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를 한 분이 나온다는 것과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면서 " 몇 명이 연판장을 받고 돌아다닌 모양인데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직격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우리 당 후보를 만드는 과정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모든 언론에서 '한덕수 총리를 모신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주요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라며 "경선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반(反) 이재명’ 전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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