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특수학교 6곳 중 4곳 정원 만원
전학 원해도 기본 3~6개월 대기해야
학교폭력·취업문제 우려로 수요 증가
과밀현상으로 집이랑 먼 학교 가기도

특수학교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특수학교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특수교육대상자들이 주거지 인근 특수학교로 전학을 원해도 학교 부족으로 정원이 모자라 원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8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특수학교 6곳(대전가원학교·대전혜광학교·대전맹학교·대전해든학교·대전원명학교·대전성세재활학교) 중 전 학년 전학이 원활한 학교는 맹학교·성세재활학교 2곳이다.

사립인 성세재활학교는 지난해 교실 및 특별실 10곳을 증축했으며 맹학교는 출현율이 다른 장애보다 적은 시각장애 학생을 교육해 비교적 전학이 원활하다.

남은 특수학교 4곳은 정원이 가득 차 전학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원·혜광·해든 3곳은 이미 개교 당시 학급 계획 수를 초과한 거대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전은 발달장애 비중이 높아서 비교적 설립 취지가 근접한 가원·혜광·해든학교로 수요가 몰린다”며 “전체적으로 초등 과밀이 심하고 학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정원이 찼다”고 설명했다.

특수학교 전학을 원하는 이들은 결원이 날 때까지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역 한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 A 씨는 “특수학교로 전학 간 친구들을 보면 보통 3~6개월 정도 대기하고 이동한다”며 “자리가 생겨 바로 전학 가게 되면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정도다”고 말했다.

특수학교 수요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학교폭력 노출·취업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많은 가정에서 일반학교 통합교육을 받길 원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통합교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게 장애단체의 설명이다.

한만승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초등학교까지 통합교육을 원하던 부모들이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학교폭력, 직업교육 등의 이유로 특수학교 전학을 많이 원한다”며 “원리적으로는 통합교육이 맞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니 특수학교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수교육대상자는 주거지와 먼 특수학교를 마다할 수 없다.

광역시인 대전만 놓고 봐도 5개 자치구 중 중구에 특수학교가 존재 하지 않는 등 위치가 불균형적이다.

시교육청은 유성구에 오는 2029년 서남부특수학교 완공을 추진 중이지만 중구에 사는 학생들에게는 남일과 다름없다.

현행법상 초등학교 적정통학거리는 1.5㎞ 이내, 도보 30분로 정해져 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교육환경이 같은 의무교육대상자인 특수교육대상자에게는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는 “특수교육대상자들은 의무교육을 대학 입시처럼 경쟁해야 하는 구조에 놓였다”며 “대기하다 안 되면 원거리 통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게 문제다”고 지적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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