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파크골프협회와 협약 배경 놓고 의구심
尹 파면 직후에 SNS 글·보도자료 배포도
내년 교육감 출마 사전 선거운동 의혹 제기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이병도 천안교육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출마가 유력한 상황인데 벌써부터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천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이 교육장은 지난 2일 교육지원청과 천안시파크골프협회 간의 업무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협약은 인성교육과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3대가 함께하는 스포츠’를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은 협약을 계기로 파크골프 관련 시범학교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대회 개최는 물론 연습 장소 협조 등을 위해 협약이 추진됐다는 설명이 붙었다.
그런데 이번 협약을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지금도 고등학교까지 종목 연계가 안 돼 타 지역으로 떠나는 학생 선수들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 교육지원청의 ‘2024학년도 학교운동부 육성현황’을 보면, 지역 내 초·중학교에서 48개 종목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검도와 기계체조, 수영, 씨름, 역도, 탁구 등 일부 종목은 지역 고등학교에 운동부가 없는 실정이다.
전문 운동선수로 인생 목표를 설정한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타 지역 학교에 진학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할 지역 교육계 수장이 또 다른 종목 육성에 나선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교육장은 올해 8월 말 명예퇴직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교육감 선거 출마를 위한 포석으로 관측되고 있다. 1964년생인 이 교육장은 내년 8월까지 정년이 보장됐지만 출마를 위해 미리 명퇴를 선택했다는 말들이 나온다.
전교조 출신의 김지철 현 교육감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 교육장은 진보 계열로 분류된다. 당선을 위해선 보수계의 표심을 끌어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뜬금없는 협약으로 노년층이 주로 즐기는 파크골프를 추가 육성하겠다는 배경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또 이 교육장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한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견을 게시했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모두가 화합하고 공존하는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러한 일에 우리 교육계가 앞장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교육장의 개인 의견은 교육지원청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배포됐다. 이례적이었다.
이 교육장은 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나 법원 판결로 일선 학교 체험학습이 중단되는 등 교육계 현안에 대해선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가 구설에 오르는 배경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 교육장이 대놓고 선거운동을 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며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번 협약에 대해 시기적으로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위에서 이걸 한번 해보자 이런 것도 전혀 아니었고 체육교사 협의회에서 나온 제안을 추진해 보자는 취지에서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교 운동부의 문제점은 저희가 파악하고 있고 연계 육성 쪽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