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소홀·미온적 태도 도마 위
교통안전 캠페인 당시 위험지역 보고
1년 넘게 안전 조치·개선 방안 없어
교육지원청 "경찰·시청과 협의 난항"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최근 천안지역에서 등교 중인 초등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교육당국이 사고 예방활동에 미온적이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교육장까지 직접 나서 ‘교통안전캠페인’을 벌였던 학교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 학생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2일 천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8시 35분경 천안 서북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A(9) 양이 학교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다 6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에 치였다. A 양은 당시 차량 밑에 깔리면서 크게 다쳤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 없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두고 교육당국의 미흡한 안전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당 학교 부근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가 많아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린 곳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학교 주변 도로는 출근길 불당동 방향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신호등을 피하려 선택하는 우회로 개념이어서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학교나 교육지원청 측에서의 안전 관리는 소홀했다. 먼저 사고가 난 도로는 ‘어린이보호구역’(통상 학교 주변 반경 300m 이내)으로 설정됐다. 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다수 존재한다. 학교 측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는 곳이다.
학교 측은 지난해까지 학부모들로 구성된 교통봉사단을 운영하며 등굣길 안전지도를 펼쳤다. 그러나 올해는 학부모들이 사라졌다. 시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한 교통봉사 근무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서다.
현재 2명의 노인일자리 사업 대상자들이 평일 사고가 난 도로 주변 2곳의 횡단보도를 관리하고 있다. 기존 학부모들에 더해 취약한 횡단보도를 추가 관리할 수 있었던 기회를 버린 셈이다.
게다가 이 학교에서는 사고 1년 전인 2024년 3월 20일 이병도 교육장까지 참석하는 대대적인 교통안전 캠페인이 진행됐다. 이때는 이 교육장의 취임 초기였다. 캠페인 당시 학교 측에서도 주변 위험지역에 대한 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교육지원청에서는 1년 넘게 별다른 안전조치나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학교 밖 도로 관리는 지자체 소관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별도로 천안시 측에 시설 개선을 요청한 내역도 없다. 학생 안전 관리에 소홀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저희 학교가 맞벌이 가정이 많다. 교통봉사에 대해 힘들어하는 학부모 민원이 많았다. 그래서 노인일자리 하시는 분들로 대체했다”면서도 “사고가 난 횡단보도는 학교 관할이 아니다. 사실 천안시에서 해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도로나 교통 시설 관련해 경찰은 물론 시청과도 협의하고 있는데 민원의 소지도 있고 해서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이후 현장도 나가보고 이것저것 학교와 소통하면서 도와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