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 오후 충북 영동군 부상리의 한 야산에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이 곳은 지난 23일 옥천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졌다가 주불 진화가 됐었던 지역이다. 2025.3.25 [영동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5일 오후 충북 영동군 부상리의 한 야산에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이 곳은 지난 23일 옥천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졌다가 주불 진화가 됐었던 지역이다. 2025.3.25 [영동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역대 최악의 산불이 우리나라 산림을 휩쓸고 있다.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화마가 급기야 지리산국립공원에까지 번지는 등 심각한 재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남 산청 등에서 발생해 하동으로 번진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산불영향구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으로 1685㏊에 전체 화선도 63㎞에 달한다. 산림당국은 헬기 30대와 인력 1720여 명, 차량 218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산불로 인한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6일 오전 현재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8명으로 집계됐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어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한 이재민도 2만 7079명으로 파악됐다.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산불 피해를 입은 주택과 공장, 사찰 등은 모두 209곳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갈아쓰고 있는 상황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강풍으로 진화작업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두터운 낙엽층이 많아 불을 꺼도 다시 살아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산불 현장의 거센 바람과 험준한 지형으로 불길이 되살아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화재의 장기화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대국민담화를 통해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주시고,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아울러 "입산 시 라이터와 버너 등 화기는 절대 소지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산불은 봄철에 주로 발생한다. 발생 원인도 입산자 실화나 불법소각, 담뱃불 등이 전체의 51%를 차지한다. 실제로 이번 대형 산불도 예초기의 불티와 성묘객의 실화로 인해 발생했다. 청명과 한식 등을 맞아 산을 자주 찾는 시기 작은 부주의나 실수로 인한 산불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거듭해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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