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구의 FunFun한 스토리]
국내 자생 ‘갈색거저리’ 유충 활용
사육·유충수확·절단·세척 등 거쳐
단백질보조식품·에너지바 등 생산
고단백·친환경 먹을거리 식탁 올라
식량 부족문제 해결·친환경성 주목
3년차 자체 브랜드 ‘beyuri’ 출시
소비자 거부감·법적규제 극복과제
연구·기술혁신… 고품질 제품 생산
농가와 협력 통해 함께 성장할 것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맡은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여명구 충청투데이 대표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네 이웃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이들의 열정을 조명하고자 한다. 여 대표 특유의 친화력과 격의없는 화법으로 상대를 단숨에 무장해제 시키는 유쾌한 인터뷰를 연중 게재한다. <편집자 주>


올해로 26년차 수의사가 고소한 사업에 뛰어들어 화제다. 주인공은 농업회사법인인 ‘고소해’ 주식회사의 김경숙 대표. 수의사인 그가 돌연 사업에 뛰어든 것은 국내에 자생하는 곤충이 지속가능한 미래 식량 자원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3년차 새내기 사장인 김 대표는 현재 곤충과 고소한 사랑에 빠졌다. 김 대표를 만나 미래 식량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식용곤충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어봤다.
 


◆미래식량·환경보전 추구

먼저 김 대표에게 회사 소개를 부탁했다.

그는 "농업회사법인 고소해 주식회사(청주시 청원구 내수읍)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갈색거저리 유충을 활용한 농업의 과학화와 산업응용을 통해 농민과의 상생, 미래식량 및 환경보전을 위해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식용곤충의 일종인 갈색거저리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전통적인 축산생산방식 대비 동일면적에서의 높은 생산성과 낮은 온실가스 배출을 실현해 곤충을 친환경적으로 사육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에서 사육한 갈색거저리 유충은 고함량의 단백질, 지방산, 미네랄, 비타민 등의 풍부한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미래의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활용 가능해 식용재료나 동물사료, 농업비료,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고소해는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이라며 "정부지원과 정책의 완화,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힘입어 미래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명 고소해, 직원 아이디어

법인명을 고소해라고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김 대표는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선정했다고 답했다.

그는 "‘고소해’라는 이름은 먹을 때 고소한 맛이 나는 식용곤충을 나타내며, 또한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명을 선정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는지를 물었다.

김 대표는 "법인명을 결정할 때 회사 내부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그중 한 직원이 ‘고소해’를 제안했고, 모두가 ‘바로 이거다!’라고 동의해 법인명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GO소해’라는 이름에는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다. ‘GO’는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미래지향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고소해의 비전과 목표를 상징한다고 한다.

▲ 김경숙(오른쪽) 고소해 대표가 여명구 충청투데이 사장에게 갈색거저리 유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김진로 기자
▲ 김경숙(오른쪽) 고소해 대표가 여명구 충청투데이 사장에게 갈색거저리 유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김진로 기자

◆곤충, 미래먹거리 산업 확신

김 대표가 식용곤충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곤충산업이 미래 먹거리로써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식용곤충의 미래 먹거리로서의 매력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먼저 김 대표는 곤충산업의 친환경성에 주목했다. 곤충은 기존 축산업에 비해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점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농업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곤충은 단백질, 지방산, 미네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항노화, 항염증, 암환자의 근소실 예방 등 건강 기능성도 뛰어나다"며 "이러한 곤충의 영양학적 가치와 건강 기능성에 매료돼 곤충산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곤충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확신했다.


◆고단백, 친환경 먹거리로 가공

곤충이 우리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공정을 거쳐야 할까.

김 대표는 갈색거저리 유충이 고단백, 친환경 먹거리로 가공돼 우리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단계별로 설명했다.

먼저 1단계는 갈색거저리 유충 사육 단계다. 갈색거저리는 온도와 습도가 적절히 유지되는 환경에서 자라며, 주로 밀기울, 곡물, 당분을 포함한 식품을 먹고 자란다.

2단계는 유충 수확 단계다. 3단계는 수확한 유충을 일정기간 절식 과정을 거처 세척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식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하는 세척 및 소독 단계다. 4단계는 세척된 유충을 건조하는 단계다. 5단계는 분쇄 및 분말화 단계다. 6단계 분쇄 및 분말화 단계를 마친 밀웜 분말은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된다. 가공된 밀웜은 마지막 공정인 7단계 포장 및 유통 과정을 거쳐서 식탁에 오른다.

김 대표는 "밀웜을 첨가한 (분말식품은) 단백질 보조식품, 에너지바, 스낵, 파스타, 쿠키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며 "최종적으로 제품을 포장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상태로 전달되도록 유통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갈색거저리 유충이 고단백, 친환경 먹거리로 가공돼 우리 식탁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곤충산업, 전년 대비 12% 증가

국내 곤충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물었다.

김 대표는 "2024년 기준 국내 곤충산업의 전체 규모는 약 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며 "이 중 식용곤충 산업은 260억원으로 전체 곤충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곤충산업에 이어 사료용 곤충 산업 130억원, 학습·애완 곤충 산업 5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곤충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30년까지 국내 곤충산업 규모는 약 1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세계 시장 선점 위한 기술력 확보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곤충산업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2024년 약 381억달러에 달했던 세계 식용 곤충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2238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척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인 곤충시장 선점을 위해선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다. 기술력 확보를 위한 고소해의 투자 현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고소해는 혁신적인 곤충 사육 환경개선을 위해 최신 스마트팜 기술과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소해는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해 곤충 사육 환경을 최적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온도, 습도, 먹이 등을 정밀하게 관리,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육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사육 조건을 찾아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이 마무리되면 사육 과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시장 선점을 위해 △사육장 부지 확보 및 시설 설치 △스마트팜 기술 도입 및 유지 보수 △AI 및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농가간담회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청년창업농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력 확보와 투자를 통해 고소해는 곤충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식량 자원으로서의 곤충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체 브랜드 ‘beyuri’ 출시

올해로 창업 3년차를 맞고 있는 고소해가 단순가공이 아닌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원료의 소재화에 성공, 자체 브랜드 ‘beyuri’를 출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자체 브랜드로 오송뷰티산업박람회에 참석, 해외바이어와 2건의 수출 협약도 체결했다.

최근에는 보은군과 함께 곤충산업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곤충농가 육성, 곤충산업 거점단지 조성, 곤충산업 연구개발 및 기술자문, 곤충산업 사육기술 지원, 곤충산업 제품개발 및 판매 연계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곤충산업의 발전과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곤충 거부감은 극복 과제

고소해가 곤충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식량 자원으로서의 곤충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지만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무엇이 선결과제인지 들어봤다.

김 대표는 "많은 소비자들이 곤충을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곤충의 영양가와 환경 친화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마케팅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법적 규제도 고소해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꼽았다.

김 대표는 "곤충산업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로, 관련 규제와 법적 기준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정부와 협력해 명확한 규제와 법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곤충산업은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 자원을 제공하고,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고소해는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 혁신을 통해 고품질의 곤충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농가와의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고소해를 기대해 주기 바라며,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진로 기자 kjr60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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