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지연 속 지지텃밭서 접점 넓히기
이재명, 尹 파면 촉구하며 광주 조문
한동훈·유승민, TK지역 간담회·특강
안철수·오세훈·홍준표 존재감 드러내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면서 여야 ‘잠룡’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독주 체제가 굳어진 더불어민주당은 선고 지연에 우려가 커지면서 헌재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내 구도가 훨씬 복잡한 국민의힘은 야당의 헌재 압박을 경계하면서도 헌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여야 ‘잠룡’들은 이러한 복잡하고 상황에서도 저마다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며 불확실한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특히, 각 ‘잠룡’들은 전통적 지지기반에 대한 접점을 넓히거나 최근 대두되고 있는 각종 정치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헌재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파면 선고를 요청드린다"고 밝히며 혼란의 조속한 종결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개인 SNS를 통해 헌재의 선고 지연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민생경제의 위기 등을 들어 신속한 선고를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파면 촉구 피켓 시위 중 숨진 당원을 조문하기 위해 전통적인 텃밭인 광주를 방문했다.

일단 순수하게 고인의 빈소를 직접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대표가 이날 조문 후 광주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민주당 소속 시·구의원들을 만나고 5·18 민주광장에서 열리는 ‘윤석열 즉시 탄핵 촉구 광주 비상행동 집회’에 참석하면서 정치적 행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나란히 보수의 텃밭인 TK지역을 찾아 지지기반과의 접점을 넓히는 행보를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TK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경북대에서 ‘시대를 바꾸자, 개헌’을 주제로 특강을 가졌다.

유 전 의원 역시 같은날 영남대를 찾아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를 주제로 특강을 진했다.

강경 보수 세력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두 주자가 헌재 선고를 코앞에 두고 나란히 보수의 심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조기대선’ 행보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당내 주요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언론 등을 통해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던 안 의원은 이날 민주당 이 대표를 향해 북핵 위협 대응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을 ‘핵무장론’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오 시장 역시 "정부가 외교적 대응할 수 있도록 협조부터 하는 것이 민주당의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 대표의 여당 공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탄핵 이후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누가 이재명 후보를 이겨줄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자신의 중도 확장성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날 유튜브 출연과 언론 인터뷰에 집중하는 동시에 젊은층과의 접점 확대를 위한 토크콘서트 등을 적극 활용해 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와 자신의 비전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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