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대전시와 충청남도가 1989년 분리된 이후 35년 만에 행정구역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대전시 행정부시장, 충남도 기조실장을 거쳐 대전 서구청장을 맡으며 대전·충남의 변화와 발전에 일생을 함께해 온 필자에게 더욱 의미 있는 일이다.

세계적으로도 행정구역 통합의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다. 1998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토론토와 인근 5개 자치구를 합병해 ‘메가시티’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3000억 원의 행정 비용을 절감하고, 토론토 브랜드 강화로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대전충남 역시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옛 충남도청사에서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고, 다음 달 중으로 행정 통합 특별법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통합의 목표 시기는 2026년 지방선거 이전으로 설정됐으며, 통합이 실현되면 대전의 과학기술과 충남의 산업 인프라를 결합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첨단산업 집적화를 통해 ‘세계 5위권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다는 비전이 제시됐다.

특히 대전의 방사청과 ADD 등 국방기술산업과 논산·계룡의 국방시설 기반을 융합해 방위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공주·부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같은 문화 요소를 대전 특수영상콘텐츠특구의 기술력을 활용해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합 추진 과정에서 시·도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정치권과의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필자는 충남도 공무원으로 첫 공직 생활을 시작해 문화체육관광국장,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했으며, 천안시 부시장,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맡아 지역 곳곳의 특성을 파악하고 행정 업무 전반을 수행했다. 우리 지역에 있어선 행정전문가라 자부한다. 더욱이 감사하게도 구민분들의 선택을 받아 대전 서구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자리에 오르는 영광도 얻었으니, 어쩌면 대전 충남 통합을 위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라는 뜻인가 싶다.

특히 서구 정부청사역에 충청권 광역급행철도 CTX의 대전 기점역이 조성되면,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이 가속화되고 그 과정에서 서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서구의 단체장으로서 책임이 막중하다. 광역·기초자치단체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통합 추진력을 발휘하고, 대전시가 추진하는 통합 정책이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도록 시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지역 간 균형 발전과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필자의 정책적 감각과 조정 능력을 쏟아야 할 때다.

대전충남 통합은 거센 바람 속에서 돛을 펼치는 일이다. 방향을 정하지 않은 속도는 표류일 뿐이다.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합의를 통해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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