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위해 47m 구조물 세워
용봉산·수암산 경관에 악영향 심각
"내포 첫관문 이미지 각인될까 걱정"
내포개발측, 조경사업 등 보완 약속

609번 지방도에서 바라본 용봉산 모습. 내포 퍼블릭골프장의 철제 구조물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609번 지방도에서 바라본 용봉산 모습. 내포 퍼블릭골프장의 철제 구조물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 내포시도시에 들어설 퍼블릭골프장 건설이 속도를 내면서 ‘충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 인근의 경관 훼손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골프연습장 설치를 위해 47미터에 달하는 구조물이 세워진 뒤 내포신도시 진입도로에서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했던 용봉산의 풍경 대신 흉물스러운 철탑이 시야를 가리기 시작했다.

클럽하우스와 연습장이 산 밑 ‘코 앞’에 들어서 골프장 건설의 직격탄을 맞은 용봉산과 수암산 경관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골프장 건설을 맡고 있는 내포개발㈜ 측은 조경사업을 통해 골프장 인근의 경관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내포의 도시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포개발은 충남 예산군 삽교읍 목리 687-57번지 일원 용봉산과 수암산 앞에 오는 5월 개장을 목표로 9홀 규모의 퍼블릭골프장과 클럽하우스, 골프연습장이 포함된 공사를 하고 있다.

이 중 벌써부터 지역민과 외부인들의 눈을 거슬리고 있는 것은 클럽하우스와 연습장 공사장 부근이다.

연습장 그물망 설치를 위해 세워진 구조물로 인해 용봉산과 수암산 등 내포 배후산지의 스카이 라인과 경관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당진과 내포를 출퇴근하는 김 모 씨는 "골프장 구조물이 세워진 뒤 용봉산보다 철탑만 눈에 들어와 볼썽사나워진 모습"이라며 "내포 첫 관문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내포의 이미지가 각인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포 골프장 건설로 인해 기암괴석이 아름다원 ‘충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 풍경은 물론 도시 이미지까지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포퍼블릭 골프장 공사 현장. 사진=권혁조 기자.
내포퍼블릭 골프장 공사 현장. 사진=권혁조 기자.

실제 예산군 덕산면, 서산·당진 등에서 내포로 진입할 때 이용하는 609번 지방도에서는 약 2㎞ 이상부터 내포 골프장의 철제 구조물이 운전자들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 골프장 인근을 지날 때는 초고층빌딩 높이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골프장 건설 이전 환경영향평가, 경관심의 등에서도 지적됐던 경관 훼손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평가서를 보면 "용봉산·수암산이 배후산지로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어 배후산지의 스카이라인 및 원풍경을 보전하고, 지방도 609호선에서 나타나는 이동시점 상의 조망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내포개발측은 15미터 높이의 나무식재 등 조경사업을 실시하고, 용봉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유선형 그물망을 설치해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물망 높이는 47미터에 달해 15미터의 나무를 식재해도 20~30미터 이상의 구조물 노출은 불가피하다.

내포개발 관계자는 "아직은 공사 중이라 구조물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지만 조경 사업 등을 마치면 골프장과 주위 경관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경관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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