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당 실무원 1명…관리 프로그램 많아
A씨, 학생 300명 혼자 관리…확충 절실

늘봄학교[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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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신학기 늘봄학교 확대를 앞두고 충청권 과대학교(학생 수 1000명 이상)의 교무행정늘봄실무원(이하 늘봄실무원)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

학생 수가 많은 만큼 관리해야 할 늘봄 프로그램은 많은데 늘봄실무원은 학교 1곳 당 1명만 배치되며 이탈자가 우려되고 있다.

늘봄학교는 기존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돌봄을 통합한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됐는데 올해부턴 초등학교 2학년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늘봄학교 확대에 따라 내달 충청권에서 대전·충북·충남에 총 613명의 늘봄실무원이 배치된다.

늘봄실무원은 프로그램 계획과 구성, 강사와 학생 관리 등 늘봄학교 전반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다만 세종은 늘봄실무원 채용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기존 교무행정사를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학교 규모에 상관없이 1개 학교에 늘봄실무원 1명만 배치된다는 점이다.

늘봄학교 행정 업무는 학교 규모에 따라 업무량이 다르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그만큼 운영돼야 하는 프로그램도 많기 때문에 업무가 늘어난다.

대전의 한 늘봄실무원 A 씨의 학교는 약 1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으로 이중 대상 학생은 300여명이다.

해당 학교는 올해 30여 개의 늘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A 씨 혼자 30여 개 프로그램의 강사 채용부터 계약, 학생들의 출결, 관련 민원까지 관리해야 한다.

A 씨는 “업무가 너무 많아 점심시간에 밥도 먹지 않고 일을 한다”며 “학생 수가 많을수록 업무가 많은 건 당연한 일인데 교육당국에선 이를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늘봄실무원들의 업무 과중은 결국 학생에게 영향을 미친다.

양질의 프로그램이 개발되기 어렵고 학생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 늘봄실무원 B씨는 “업무를 해내는 것 자체가 버겁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고민할 여유가 없다”며 “학생 안전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지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지역교육청은 늘봄학교 인력을 관리·감독하는 ‘늘봄실장’이 내달 중 배치되면 업무가 경감될 것으로 전망하나 현장 반응은 좋지 않다.

늘봄실장은 관리·감독이 주 업무고 실장 1명이 3~4개 학교를 담당해야 해 실질적인 업무 경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늘봄실무원 업무 과중은 실무원 결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대전은 늘봄실무원 10명이 결원 상태로 계약직 직원이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지역교육계는 학교 현장 상황을 고려한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이경래 대전교육공무직본부 조직국장은 “학생 수 감소 추세로 정부에선 늘봄실무원같은 교육공무직을 포함한 학교 교직원 수를 감축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경제 논리가 아닌 학교 현장의 상황과 교육의 질 향상, 학생 안전 등을 고려한 교육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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