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김 10장 기준 소매가 56% 상승
김밥 한 줄 가격 평균 4000~5000원선
원료 물김 가공 공장 부족… 공급 불균형
소비자 부담 커 안정적 공급망 조성 必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서민 반찬으로 꼽히는 김 값이 폭등하면서 소비자와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밥집 등은 원재료값 상승으로 근심이 깊어지고, 소비자 역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마른김 10장 기준 평균 소매가격은 153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8원에 비해 56% 가까이 상승했다.
마른 김 1속(100장) 기준 중도매인 판매가격도 지난달 평균 1만 113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5% 올랐다.
대전 서구의 한 김밥집 업주 김 씨는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버티는 기분’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이곳의 김밥 가격은 평균 4000~5000원 선이었으며 이미 지난해 말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한 상태였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원이 안 넘었던 김 1속 가격이 최근 1만 3000원으로 올랐다"며 "김을 저렴한 것으로 바꾸자니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을 유지하자니 수익이 남질 않는다"고 한탄했다.
김 가격 급등에 지갑 사정을 걱정하는 것은 가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집에서는 김가루나 김자반이 필수 식재료로 꼽히는 만큼 가격 부담이 커졌다.
유치원생과 3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정 모(47)씨는 "김가루는 거의 매일 식탁에 올라가는 반찬인데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게 느껴진다"며 "요즘은 1+1 행사도 잘 안 보여 사야 할 때마다 망설인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선 김 값 상승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K-푸드의 인기로 김은 해외에서도 찾을 정도로 인기인데 이를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하며 정작 국내에선 재고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장에선 김이 부족한데 김의 원료인 물김은 남아돌다 못해 버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김 수급이 불안했던 탓에 올해 김 양식 면적이 대폭 확대됐지만, 물김을 마른김으로 가공할 공장의 수용 능력은 그대로이면서 벌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김 값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방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 경제계 한 전문가는 "김 값 상승은 외식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되며 이는 곧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물론 김 수출 증가는 업계에 긍정적 신호일 수 있지만 국내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안정적 공급망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