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공간’ 설계 완료
金 지사 지하차도화 ‘사직대로 광장’ 조성 무산

텅 빈 대현지하상가. 사진=연합뉴스 제공
텅 빈 대현지하상가.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간 자존심 대결을 벌여온 청주 대현지하상가 개발 방향과 관련, 이 시장이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 김 지사의 구상은 ‘축계망리(逐鷄望籬)’ 신세가 됐다.

청주시는 대현지하상가를 청년특화공간으로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설계용역을 마무리,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나선다.

시는 모두 94억 7000만원을 들여 청년 취·창업지원센터와 청년창업가 입주 공간, 북카페, 문화·공연·휴게시설 등 청년층에 특화된 공간을 조성, 연말 개소 예정이다.

이처럼 청주시가 대현지하상가 개발 계획을 확정하고 본격 추진에 나서면서, 대현지하상가 일원을 ‘센트럴파크’로 조성하려던 김 지사의 야심찬 구상은 수포로 돌아갔다.

김 지사는 대현지하상가를 지하차도로 개선하고, 지상에 보행 친화공간을 만드는 ‘사직대로 광장’ 조성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충북개발공사에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사직대로 광장 조성을 공론화하는 등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서 부정적인 결론이 나온 데다, 충북도의회에서도 청주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따른 행정 갈등과, 현실적 타당성 결여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김 지사의 사직대로 광장 조성 방침에 맞서온 이 시장이 대현지하상가의 청년특화공간 조성 계획을 서둘러 확정, 결정타를 맞게 됐다.

대현지하상가에 청년특화공간을 조성하면, 대현지하상가를 지하차도화한 뒤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려던 사직대로 광장 조성 계획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직대로광장은 대현지하상가의 지하차도 전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향후 방향 전환을 통한 개발도 어려운 만큼 백지화가 불가피하다.

결국 김 지사가 소유권자인 청주시와 아무런 사전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사직대로 광장 조성 계획을 추진하다 무산되면서 행정능력 손상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현지하상가 개발 계획을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으로 충북도와 청주시간 유기적인 협력관계에도 균열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대현지하상가는 청주시 상당구 영동 일원 5087㎡에 민간투자 방식으로 건설한 뒤 2028년까지 무상 사용 후 청주시에 소유권을 넘기도록 돼 있으나, 상권 쇠락 등의 여파로 2022년 10월 지하상가내 상점이 모두 폐업하는 바람에 공실로 방치돼 왔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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