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1급 전문계약직 채용 처음
道국장출신 맞춤형 공고… 사실상 내정
김 지사 ‘입김’ 작용… 직권남용 지적도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충북개발공사가 충북도 국장 출신 공무원 채용을 위해 1급 전문계약직을 신설, ‘위인설관(爲人設官)’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산하기관 인사에 압력을 행사한 직권 남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충북개발공사는 10일 올해 1차 채용공고를 통해 1급 전문계약직 1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공사가 창사된 지 18년 동안 1급 전문계약직을 채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응시 자격과 주요 업무가 사실상 내정된 도 국장 출신 공무원 K 씨의 경력과 실적에 맞춰졌다는 점이다.
주요 직무 내용은 충북파크골프장 조성사업과 청풍교 및 오송역 선하부지 업사이클링사업 등 정책사업, 시·군 협력사업 전반이다.
응시자격도 공무원 3급 이상 근무 경력자를 포함하고, 기사 이상 자격증 보유자로 한정했다.
K 씨는 도청 재직 시절 김 지사의 역점사업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을 비롯해 파크골프장 조성, 오송역 선하부지 공간 활용사업 등을 주도했으며, 항공기관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보수도 파격적이다. 이번에 채용되는 1급 전문계약직 연봉은 공사 사장 연봉과 별 차이 없는 1억원 정도로, 정규직 2급 연봉이 7000만~800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다.
공사는 채용 과정에서 담당 업무와 연봉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채용 공고 3일 만에 내용을 변경, 주요업무를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확장사업 등 정책사업과 시·군 협력사업 전반, 기술업무 총괄 자문 등으로 바꿨다.
연봉 규모도 구체적 금액 제시 대신 공사 규정에 따라 지급한다고 변경했다.
그러나 변경된 응시자격과 주요 업무 등도 K씨를 위한 맞춤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김 지사의 역점사업을 총괄하면서 신임을 얻어 도청 안팎에선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인 K 씨를 위한 채용공고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지사가 공사 차원에서 추진되는 자신의 역점사업을 챙기기 위해 K 씨 채용을 지시했다는 소문도 도청 안팎에 파다하다.
통상 산하기관으로 가더라도 2~3년 임기를 남기고 명퇴하는 것과 달리, 올해 공로연수를 앞두고 지난해말 명퇴한 것도 김 지사의 배려 덕이라는 게 도청 내부의 시각이다. 공사에는 통상 도 출신 국장이 자리를 옮기는 본부장 자리가 있지만, 임기가 남아 있어 1급 전문계약직을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김 지사가 산하기관 직제와 인사까지 개입한 것은 직권 남용 논란을 자초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주요 사업 추진을 위해 전문계약직 채용이 필요해 채용공고를 낸 것"이라며 "1급 전문계약직이 처음이긴 하나,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