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영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지사장

지난 1월 3일, 서설(瑞雪)이 3일간 반갑게 내려 주었다. 보령댐의 수위가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하자 도수로를 가동하며 하루하루 하강하는 댐 수위를 안타깝게 지켜본 마음을 헤아려 주는 듯했다. 건조기에 내리는 눈은 가뭄 해소뿐 아니라 산불 예방효과도 있으니 더더욱 고마울 따름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지사에서 관리하는 보령댐은 올해 준공 27년을 맞이한다.

총저수용량 116백만톤인 보령댐은 광역상수도 관로(195㎞)를 통해 충남서부 8개 지자체와 6개 발전소에 하루 285천톤의 생공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역의 핵심적인 사회간접자본으로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령댐은 지난해 홍수기였던 7월 10일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건설 이래 최대 규모의 홍수(1,326톤/초)가 유입되어 방류량 조절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이후 8월부터 장기 폭염이 지속되고 해마다 발생하던 태풍도 오지 않아 9월이 되니 가뭄 관심단계가 발령되었다. 이처럼 같은 해에 홍수와 가뭄이 교차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물관리 역량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보령권지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웅천천의 국가하천 승격 필요성을 보령시와 함께 지속해서 정부에 건의해 왔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10월 1일, 보령댐 하류 13.9㎞ 구간 웅천천이 금강 서해권역 최초로 국가하천으로 승격되었다. 이로 인해 국가적인 차원의 관리 강화로 하천의 재해예방 능력을 높이고 치수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체계적인 하천 관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댐 운영과 관련된 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보령권지사는 작년 5월, 보령시, 농어촌공사와 함께 물관리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보령댐과 웅천천의 홍수피해 예방과 지역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아울러 보령경찰서, 보령소방서와 함께 물 관련 안전 활동을 강화하고 합동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국민이 물 재해로부터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후 위기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극한 홍수와 가뭄으로 상시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극한 홍수에도 충분한 물그릇을 확보하여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댐 운영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협업으로 가뭄을 적기에 대응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새해 다짐을 굳게 다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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