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위원회 정기 인사 심의했지만 의결사항 미루고 있어
김 의장, 인사위 개최한 사무국장 교체 요구 등 협의 난항
市 수시인사 검토도… 일각서 사기저하·회의감 등 감지

천안시의회 홍보관.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시의회 홍보관.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무리한 인사안을 고집하고 있는 천안시의회 김행금(국민의힘·차선거구-청룡동) 의장이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을 결재하지 않으며 버티고 있다. <2024년 7월 15일, 9월 4일자 12면, 2025년 1월 2일자 16면, 1월 3일자 12면 보도>

심지어 김 의장은 인사위원장인 의회 사무국장의 교체를 박상돈 천안시장에게 공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회는 지난 7일 오후 ‘2025년 제1회 인사위원회’를 열고 상반기 정기인사를 심의했다.

당시 인사위원회에서는 5급 사무관 2명 승진을 의결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의회 차원에서의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취재 결과 김 의장이 인사위원회의 의결 내용에 대한 최종 결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물이 승진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여러 이유를 들며 결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 의장은 최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 방침에 대한 결재도 없는 상황에서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식의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A 의회 사무국장은 6급 승진에 대한 인사방침 결재를 올렸으나 의장이 사인하지 않았고, 더 이상 인사를 늦추면 임시회 정상 운영이 어려워 부득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인사안을 두고 사무국장과 협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의장은 급기야 박 시장에게 국장 교체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A 국장은 지난해 7월 천안시 정기인사를 통해 의회로 파견됐다. 관련 조례에 따르면 의회 사무국장은 인사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이다.

김 의장은 이달 초 전화로 A 국장의 전보를 요청한데 이어 지난 13일 시장실을 찾아 재차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또 특정고등학교 출신 인물은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이에 시에서도 수시인사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그러나 시의 자체 정기인사가 이뤄진지 불과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대체자를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 사무국 내부 분위기마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직원들도 사기가 저하된 상태로 좀처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동요하고 있다. 한 직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장이 승진시키려고 하는 인물들은 평상시 업무적인 부분 등에 있어서 내부적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아니었다”며 “열심히 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거나 회의감에 많이 빠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회 내 일각에서는 “이러라고 의회의 인사권을 독립시켜 준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결과적으로 지난 9일부터 진행된 ‘제275회 임시회’가 당초 계획한 조례안 등의 안건을 하나도 심의하지 못한 채 15일 폐회했다. 의회 파행으로 인한 피해가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란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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