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에 환자 줄어 경영난
의사수급 어려워 이중고 겪어
대전·충남 권역응급의료센터
A등급 3곳에서 1곳으로 줄어
내년 평가등급 더 떨어질 수도
[충청투데이 권혁조·서유빈 기자] 대전, 충남 등 지역 응급의료서비스의 붕괴가 우려된다.
특히 의정갈등 이후 수도권 의료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지역 의료기관은 환자 수 감소에 따른 경영난 가중, 의사 수급 등에 악순환이 우려되는 만큼 의정갈등 해소와 지역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8일 보건복지부의 ‘2024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과 충남의 권역응급의료센터(상급종합병원, 300병상 이상종합병원) 중 A 등급을 받은 곳은 단국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이 유일했다.
2023년에는 대전 건양대학교병원과 충남 단국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 2곳이 A등급을 받았지만 건양대학교병원은 지난해 C등급으로 떨어졌다.
2차 병원(종합병원)에 해당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대전 성모병원과 충남 아산 충무병원, 의료법인영서의료재단 천안 충무병원이 A등급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대전 성모병원, 대전선병원, 대을지대학교병원 등 3곳이 A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는 선병원과 을지대학교병원이 A 등급에서 B등급으로 낮아진 것이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023년 8곳, 지난해는 7곳이 A등급을 차지했다.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A등급은 전국 44개소 중 13~14곳이 선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A등급은 수도권 응급의료센터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의 지역응급의료센터도 A등급이 2023년 24곳에서 지난해 26곳으로 소폭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응급의료기관 중 법정기준 충족여부와 응급의료 서비스질 평가 등을 위해 안전성, 효과성, 적시성, 기능성, 공공성 7개 영역, 총 27개 지표를 평가해 종합 등급을 결정한다.
점수 상위 30%는 A등급, 나머지 70% 중 필수영역 미충족이나 2개 지표 이상 5등급을 받으면 C등급으로 상대평가한다.
대전, 충남 등 지역 응급의료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낮아진 반면 수도권 의료기관의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셈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수 등 필수인력 부분에서 미충족 된 점을 (등급이 낮아진)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충분히 보완해 양질의 응급의료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번 결과는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정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2월 6일 이후는 평가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전국의 의료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감안해도 지역 의료기관은 수도권에 비해 재정상황, 의사 수급문제 등 모든 면에서 더욱 어려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정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필수인력 등의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최근 중증·만성 환자 위주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 체류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다른 병원들도 인력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내년 평가 등급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