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합동분향소 설치 내달 4일까지 조문
대전시청 1층 합동분향소에도 발길 이어져
대전·충남경찰청도 과학수사계 인력 파견
시민사회단체, 집회 축소 등 애도 동참 예정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충청권 합동분향소에 첫날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30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이날 지자체들은 각 시·도청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각 지자체는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국가애도기간 동안 합동분향소에 공무원을 배치해 시민들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날 2시부터 분향이 시작된 대전시청 1층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이 방문해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되기 2시간 전부터 이곳을 찾은 박모(59) 씨는 “사고 소식을 처음 접하고 나서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해서 뉴스를 보지 않았지만 슬픔은 나눠야 무게가 준다고 생각해 분향소가 차려진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함께 슬픔을 나누고 함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9살 자녀와 합동분향소를 찾은 정찬희(50) 씨는 “사고 당시 마음이 아파 뉴스를 보지 못했는데 아이가 무슨 일이 난 건지 물어왔다”며 “아이가 참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기쁨보다 슬픔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일찍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슬픔과 애도조차 이벤트로 유행처럼 소모되는 걸 지켜봐 왔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만큼 진심을 담은 애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장우 대전시장과 시청 간부 공무원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시장은 “가족 단위 피해자가 많아서 더욱 안타깝다. 피해자와 모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광주와 전남 지역민에게도 슬픔과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애도했다.
한편 지역 경찰청은 아직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들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과학수사계 인력을 파견하는 등 피해 수습에 손을 보태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사고 당일 11명의 인력을 파견했고 충남청은 인력 26명을 파견해 현재 4명이 남아 희생자와 유가족의 DNA를 대조하는 신속 DNA 조사 등 현장 감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정권 퇴진을 외치던 시민사회단체들도 당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집회 등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는 내달 4일 예정돼 있는 제19차 대전시민대회에서 가요 송출을 자제하고 행진을 생략하는 등 집회를 축소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대전본부는 이날 애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모든 분의 명복을 빌며 사고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의 쾌유를 바란다”며 “신속한 원인규명과 유가족에 대한 지원이 빈틈없이 이뤄지고 재발방지를 위한 실효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