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12월 공연 취소 3만건 달해… 소규모 공연 위주
취소수수료 부담 적어… 영세단체 운영 부담으로 이어져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객석이 텅 빈 대전의 한 공연장. 독자 제공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객석이 텅 빈 대전의 한 공연장. 독자 제공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충청권 공연계에 닥친 혼란이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형 공연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반면 소규모 극장 등에서는 잇따른 예매 취소, 예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충청권 내 12월(1일~22일) 티켓 취소 건수가 3만 177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전체 티켓 판매량 11만 4798건의 약 27%를 차지했다.

이중 대전은 티켓 판매 수 3만 5344건 중 9195건(26%)이 취소됐다.

세종은 1만 1591건의 판매 티켓 중 2966건(25.6%)이 취소됐고, 충남은 4만 2289건 중 취소 티켓이 1만 964건(25.9%)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북은 티켓 판매 수 2만 5574건 중 8641건이 취소되며 충청권 중 취소 비율이 가장 높은 33.8%로 집계됐다.

이는 주말 집회 참석 등의 영향은 물론 경제적, 시국 불안정에 따른 영향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들이 소규모 공연에 한정해 나타났다는 점이다.

취소 수수료 부담이 큰 대형 공연들의 연일 매진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모습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소규모 공연 현장은 연말 특수로 관객을 맞이해야 할 지금 예약 취소가 줄을 이으며 예매율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꾸준히 관객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공연들과 달리 관객 감소로 직격탄을 입은 영세 공연단체들은 공영장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자칫 장기화 될 경우 대형 공연과 소규모 공연 사이 간극이 커지며 공연계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전에서 다양한 공연들을 관람하는 20대 장 모씨는 “친구들과 다양한 공연들을 관람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탄핵 등의 이슈로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며 “뮤지컬 등 큰 공연의 취소 수수료는 부담이 돼 연극 같은 작은 공연들의 티켓들은 대부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 “코로나19 당시에도 크리스마스 즈음엔 티켓이 항상 매진이었는데 이렇게까지 텅 빈 객석을 연말에 보게 될 줄 몰랐다”며 “예매 취소 뿐 아니라 전반적인 예매율 자체가 60% 이상 줄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정서적, 경제적 여유가 없는 상황 속 연극 같은 소규모 공연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일상 회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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