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2년 연속 지방채 발행 ‘고육지책’
일부 시·군 이례적 내년 예산안 감액편성
증가한 곳도 청주시 빼곤 수준 유지 불과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국고 지원이 줄면서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가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격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감액 편성하거나 지방채 발행으로 부족한 곳간을 채우고 있다.
24일 충북도와 도내 일선 시·군,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30조원 가까운 세수결손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교부세 등을 동원하는데 이중 지방정부와 시·도교육청에 지급해야하는 지방교부세 등 6조 5000억원이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지방정부와 시·도교육청 몫인 18조 6000억원을 56조 4000억원에 달하는 세수결손을 메우는데 썼다.
2년 연속 지방교부세가 줄어들면서 지방정부는 내년 사업 예산 확보에 비상이다. 충북도의 경우 지난해 12년 만에 1383억원에 이어 올해도 지방채 301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 또 지역개발기금 등에서 1110억원을 끌어다 쓸 예정이다.
충북도내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상대적으로 살림살이가 넉넉한 청주시도 올해 지방채 300억원을 발행한다. 이 지방채는 옥산면 농수산물 도매시장 신축 이전을 위한 것인데 앞서 지난 2022년(120억원)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신축 이전은 자체사업인 반면 2022년 지방채는 국책사업인 오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사업 때문에 발행한 것이다.
충주시는 올해보다 0.4% 줄어든 1조 3834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850억원 늘어난 1조 3885억원으로 확정됐다.
충주시가 감액편성을 한 것은 이번이 시정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조길형 시장은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경상경비 절감과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여 마련한 저축금을 활용해 재정 감소의 충격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10% 넘게 줄었다.
5032억원을 편성했는데, 이는 올해 당초 예산 5777억원보다 745억원(12.9%) 준 것이다.
지난해 괴산군의 부채는 744억 6400만원으로 민선7기 마지막 해인 2021년(654억 4100만원)보다 90억 2300만원이 늘었다. 지난 2021년 지방채 190억원을 발행했던 괴산군은 민선8기에는 이를 발행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괴산군은 지방교부세 감소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 감액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제천시는 1조 1134억원으로 올해 당초 예산보다 2.8% 늘었다. 하지만 증가율은 정부 예산(3.2%)보다 낮다.
제천시는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지방채 22억 5000만원을 발행했지만 내년 예산을 당면한 민생과제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투자하기로 하고 올해는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보은군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행복주택 건립을 위해 지방채 53억 7274만원을 발행했다. 보은군은 지난해 기준 재정자립도가 9.60%에 불과할 정도로 국·도비 등 외부 도움이 크게 의존하고 있어 지방교부세 감소는 예산 운용에 치명타이다. 지난해 보은군의 부채는 259억 4400만원이다.
옥천군도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당초 예산보다 늘었지만 증가율은 제천시와 마찬가지로 정부 예산보다 낮다. 정부 예산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3%이다. 옥천군은 지난해 지방채 11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영동군은 아직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이다. 지난해 기준 영동군의 부채는 362억원이다. 영동군이 가장 최근 지방채를 발행한 때는 2021년으로 70억원이었다.
증평군은 올해 당초 예산보다 2.91% 늘어난 2856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인건비와 생계급여 및 기초연금 등 고정 지출을 감안하면 신규 사업 추진은 빠듯한 실정이다. 증평군은 군민 생활편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짰다고 밝혔다. 증평군 부채는 185억 3600만원이다. 음성군의 내년도 예산 증가율은 0.9%이다. 올해 당초 예산 8198억원에서 72억원이 늘어난 827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짰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